“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첫 번째 부임지가 바로 이곳 갈현2동이었어요. 그리고 30여년이 되어 다시 이곳에 오게 됐어요. 귀소본능이란 말을 문득 떠올릴 만큼 이곳에서 인생의 기초를 잡았으니 이곳에서 더 큰 꿈을 그리라는 뜻이 있는 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주민들이 저에게 큰 사랑을 베푸신다는 것이지요.”
한규동 갈현2동장(54)은 “우연치고는 신비로운 감마저 든다”며 “마을을 연인에게 바치는 시를 짓듯 아름답게 가꾸어가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음을 열고 그 마음을 서로 이어가도록 매개역할을 하려고 해요.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는 것은 공동체 안에서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지요. 이곳, 갈현2동이 사랑의 공동체로서 날마다 아름다운 열매가 맺히길 바라면서, 또 그 일을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한규동 동장은 지난 6월말까지 은평구청 홍보팀장으로 일하다 7월1일자로 사무관에 승진하면서 갈현2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웃과 이웃의 소통, 친밀감이 느껴지는 마을을 만들자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죠. 무한 책임을 느끼고, 최선을 다해 갈현2동을 더 살기 좋고, 더 가보고 싶은 마을로 주민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입니다. 특히 주민제안사업으로 추진하는 일상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열리는 예술 장터인 ‘재미난장(場)과 골목상상축제를 브랜드화하여 더 활기차게 사업을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마을의 브랜드화를 통해 은평구 주민들이 결속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추진해 갈 것입니다.”
한규동 동장은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와 지역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보인 문화예술가 등을 하나로 묶어내 갈현2동의 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틈틈이 대학강단에도 서는 한 동장은 꽤 오랜 시간을 시와 함께 살아왔다. 수준급의 그의 시는 행정안전부 주최 ‘제15회 공무원문예대전’에서 은상을 받기도 한 그의 작품은 수준급이다. 한 동장은 고물상에 버려질 뻔한 재봉틀을 아파트 거실에 옮겨 놓고 한평생 자식들을 위해 희생해 온 어머니를 떠올리며 쓴 ‘일감을 찾아서’라는 시를 문예대전에 출품했다.
“문학을 하면서 가장 즐거운 것은 자아를 찾아가는 길과 그 길을 가기 위해 심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지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읽어 줄 수 있는 좋은 작품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시를 짓는 열정으로 갈현2동 주민의 복지지수를 높이는데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한규동 동장은 시와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를 결부시켜 주민들과 함께 ‘시가 흐르는’ 안전한 마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 동장의 열정적인 모습에서 갈현2동의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기대해본다. 장경근 기자
※ 한규동 동장이 서울복지신문에 연재하고 있는 '갈현2동' 마을을 소재로 한 시 한편이다
사과나무가 있는 골목
한규동
앞집 사과나무가지가 길 쪽으로 담을 넘었다 이웃집 사람들이 손을 잡아준다 풋사과 한 알이 손에 잡힌다 팔월의 둥근 풋사과, 탱탱하게 익어간다
사과 속에 새콤한 과즙이 채워지며
사과 안이 골목길처럼 시끄럽고유모차 바퀴를 따라, 둥글게 굴러 갔을
아이들 조잘거림이 사과 속에 있다
골목 풍경이 사과 속에 채워지는
팔월 어느 날 아침, 사과나무집 허씨 아저씨 비질 소리가 풋사과 안에서 싸악싸악 들린다
사과 꽃이 진자리
풋사과 몸을 불리고 가지가 늘어질 때 쯤
팔월의 골목안 사람들의 삶은
더욱 단단하고 풋풋해진다
시작詩作노트
도심에서 사과 사와 나무를 보기 쉬지 않다. 50, 60년대 집들을 허물고 빌라를 많이 지어서 마당이 있언 집들이 모두 빌라나 아파트로 변했다. 이제 서울 은평지구 지역도 대부 변했다. 갈현2동으로 부임을 해서 사과나무와 겔러리가 있는 골을 발견했다. 특히 올해 사고가 유난히 많이 열렸다. 이곳에서 시낭송과 클레식 기타 연주 공연을 가졌다. 주민들이 행복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