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관두산아파트는 작년 말 입주민대표자회의를 통해 올해 경비 근로자의 임금을 19% 인상하고 2015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을 100%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석관두산아파트는 작년 말 입주민대표자회의를 통해 올해 경비 근로자의 임금을 19% 인상하고 2015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을 100%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난방투사’ 영화배우 김부선씨에 이어 ‘상생투사’ 성북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화제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아파트 경비 근로자의 최저임금제 적용으로 아파트 입주민과 경비노동자가 갈등을 빚으며 대량해고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임금인상과 고용안정 등 상생을 선택하며 보다 인간적인 공동주택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실상 방치 상태의 주택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하자는 움직임까지 불러오고 있어 성북구 ‘상생투사’들의 활약에 대한 기대까지 높다.

상생투사의 선봉은 단연 석관두산아파트. 이 아파트는 작년 말 입주민대표자회의를 통해 올해 경비 근로자의 임금을 19% 인상하고 2015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을 100% 보장하기로 결정했다. 경비 근로자를 해고할 때는 주민 동의를 거치는 조항을 추가하는 등 고용 보장을 위한 다양한 방안까지 마련했다.

또 다른 선봉 월곡 동일하이빌뉴시티 아파트는 아예 경비원의 직접고용을 선택했다. 올해부터 정부가 전용면적 135㎡ 이상 아파트의 관리 경비 청소 용역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방침에 의한 선택이며 주민이 경비노동자를 직접 고용함으로써 가구당 2만~5만원의 관리비 추가 부담 대신 최저임금제 실시에 따른 월 1만~1만5000원 가량의 임금 인상분만 부담하기로 한 것이다.

용역업체를 통한 아파트 관리비는 월 7950만원이, 직접고용의 경우 각종 세금 등의 절약을 통해 월 7450만원 밖에 들어가지 않아 매월 500만원의 돈을 아낄 수 있다. 2014년 11월에 진행된 주민투표에서 전체 334가구 중 310가구가 투표에 참여, 이 중 180가구(58%)가 직접고용을 찬성했다.

남승보 월곡동일하이빌뉴시티 입주자대표는 “현행법상 직접고용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것이지만 경비 근로자에게 심리적 안정감과 소속감을 줌으로써 주민이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심재철 석관두산아파트 입주자대표는 “성북구의 절전소 사업을 계기로 입주민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아파트 내 가로등 조명을 LED로 교체하는 등 공용부분 전기요금을 연간 2억 원 정도 절약했으며 이 과정에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경비원들의 임금을 올려 줄 수 있었다”며 상생비결을 공개했다.

석관두산아파트, 월곡 동일하이빌뉴시티 ‘상생 아파트’의 사례에 이어 1월 13일에는 성북구 소재 50여개 아파트 입주자 대표로 구성된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가 ‘경비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선언’까지 하고 나섰다.

종암동주민센터에서 진행된 선언식에서 성북구 소재 아파트 동별 대표자 30여명은 석관두산아파트, 월곡동일하이빌뉴시티의 사례를 이어받아 보다 인간적인 마을공동체 구성을 위해 동참함으로써 상생을 하겠다는 선언을 했다.

성북구 상생투사들의 활약에 그 비결을 공유하자는 요청까지 쇄도하고 있어 김영배 성북구청장이 바빠졌다. 최근에는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가 ‘아파트 입주민-경비원 상생사례 발표회’를 마련하고 김 구청장에게 유독 상생사례가 성북구에서 많이 나오고 있는 이유를 듣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배 성북구청장은 “석관두산 아파트 주민과 월곡동 동일하이빌뉴시티 주민이 ‘상생’과 ‘공존’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그 가치를 직접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따스한 선물을 주었다”며 “이 같은 사례가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전국적으로도 많을 것이지만 더욱 확산하기 위해서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주민이 생활 속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일상적이며 상시적인 소통 시스템과 구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아카데미를 제시했다.

성북구는 민선5기 이후 공동주택리더 아카데미, 주민자치 아카데미, 도시 아카데미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는 법, 이웃 간에 잘 지내는 법 등의 모범사례를 소개ㆍ공유하도록 도와 왔다.

이 과정에서 마을리더를 발굴하고 양성해 주민의 의견을 모으고 소통, 협력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도록 지원해 왔다. 성북구 1호 절전소인 석관두산 아파트의 절전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심재철 입주자대표회 대표가 그 중 하나이다.

‘경비직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한 선언’을 한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역시 정기적으로 모여 입주민간 갈등해결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보다 살기 좋은 공동주택을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고 있다. 이번 선언도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올라온 안건 중 하나였다. 이들의 활동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아파트입주자대표 연합회 중 선도적이라는 평이다.

성북구는 상생투사들의 활약에 대한 높은 관심을 주택법 개정에 대한 공감대 확산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관내 각 아파트 단지를 순회하면서 성북구 상생 아파트의 사례를 알리고 교육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경비원 고용 실태 조사를 마쳤다. 성북구는 이를 바탕으로 각종 지원 사업을 펼쳐 입주민과 경비원뿐만 아니라 각 구성원이 함께 잘 사는 공동 주택 문화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경비원 대량 해고 사태를 막으려면 우선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공동체 활성화가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국가적ㆍ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며 “입주민 자치에 부가세 감세와 같은 사회적 인센티브를 제공, 사적자치에 머물러 있는 공동주택 관리의 투명성 확보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 비리나 의무를 미 이행시 공무원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규제 도입 등의 주택법 개정을 제안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주민 김이숙 씨(32)는 “성북구가 만해 한용운을 비롯해 간송 전형필, 류관순 열사의 오빠 류우석 등 많은 독립투사들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 그 기운을 이어받아 상생투사들도 활약이 큰 것 같다”며 거주하는 아파트에서도 상생사례에 대한 의견이 오고가고 있으며 자신 역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각오라고 했다. 문의 성북구청 홍보전산과(02-2241-2135) / 주택관리과 (02-224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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