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덕열 구청장은 ‘100원의 행복’이 음식쓰레기를 줄여 행복감을 더한다고 말했다
유덕열 구청장은 ‘100원의 행복’이 음식쓰레기를 줄여 행복감을 더한다고 말했다

[서울복지신문=박정미 기자] “처음에는 100원을 안 내려고 음식을 적당히 먹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소화가 잘 되고 살도 빠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여름에는 비키니에 도전할까 합니다” - 동대문구청 직원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가져오던 반찬 욕심이 줄었어요. 음식도 안 남고 100원도 적립되고 또 쌓인 적립금은 연말에 불우이웃 성금으로 활용된다니 일석삼조인 셈이죠” - 구청 공공근로자

“무엇보다 만드는 음식의 양이 반으로 줄어드니 일이 덜 힘들고, 저희도 조리할 때 나오는 재료 쓰레기량을 줄여 청사 내 쓰레기 감량에 적극 동참하고자 합니다” - 구내식당 조리사

동대문구청 1700여명의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땐 꼭 공무원증을 가져간다. 식사가 끝나고 잔반을 남기지 않은 직원은 식당 안에 설치된 페이백 시스템 모니터에 공무원증을 대면 3500원짜리 식권가격에서 ‘100원’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잔반을 남긴 경우에는 모니터 아래에 놓인 돼지저금통에 ‘100원’을 넣어야 한다. 이를 강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구청 직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페이백 시스템에 참여해 음식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렇게 쌓인

‘벌금’은 연말에 소외계층을 돕는 성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한 달 간 운영결과, 페이백 시스템의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3월 구청 구내식당에서 일 평균 310ℓ가 배출되던 음식쓰레기는 4월 일 평균 155ℓ로 50%가 줄었으며, 식재료비도 1인 일단가 2765원에서 2487원으로 10% 이상 절감된 것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연간으로 따져보면 음식쓰레기는 37200ℓ가 감량돼 수거 비용도 360만원 이상 절약되고, 식재료비는 연간 5000만원 이상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페이백 시스템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나타내자 서울시는 이를 전 자치구에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구는 청사 폐기물 배출량 10% 절감을 목표로 부서별 배출책임제도 도입했다. 이에 따라 부서 스티커를 배부하고 수시로 분리배출 실태를 점검해 실적에 따라 우수 부서에게는 표창과 격려금을, 미흡 부서는 패널티를 부여하고 적치장에 봉투 반입을 금지하는 등 엄정한 단속에 나섰다.

폐기물 및 재활용품의 배출방식도 개선해 나가기로 했다.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을 기존 3종에서 △폐지 △종이컵(팩) △병‧유리 △플라스틱(스티로폼) 캔‧고철 △폐비밀 등 6종으로 세분화하고, 재활용이 안 되는 일반 폐기물만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게 했다. 또 개인용 쓰레기통을 없애고 사무실에서 발생하는 음식쓰레기는 구내식당 보관함에 별도 배출해야 한다.

유덕열 동대문구청장은 “동대문구는 지구에 축적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100원의 행복’으로 음식쓰레기를 줄여, 사람도 웃고 지구도 웃는 행복한 다이어트 중”이라며 “올바른 쓰레기 배출 문화의 정착을 위해 주민 홍보를 늘리고 무단 투기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해, 2016년까지 생활 쓰레기를 20% 이상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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