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회장, 주필, 교수
정균화/ 회장, 주필, 교수

[서울복지신문] 우리나라 애견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20년까지 약 6조원수준으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애견시장은 국민소득수준 향상에 병행하는 선진국 형 산업이다. 미국은 애견산업이 약57조원, 일본은 약16조원으로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0.34%,0.3% 수준이다.

우리의 0.7%에 비해 4~5배 높은 수치다. 따라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속속 애견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애견사료를 만드는 식품업체와 애견의류를 제작하는 패션업체,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업체가 기존 동물병원 중심의 애견시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2010년 1조 원대에 머물렀던 우리나라 애완동물 시장 규모는 매년 두 배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해 올해1조8천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애완동물 시장이 급성장하는 건 2000년대 들어 1인가구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매우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소보원’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데 지출한 가구당 월평균 비용은 사료·간식 비5만4천793원, 용품구입비3만5천528원 등 총13만5천632원으로 조사됐다. 애완동물 지출비용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새로운 시장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식품시장 규모도 2012년3천200억 원에서 2020년에는6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연구진’은 셰퍼드 두 마리에게 전립선암세포의 냄새를 맡는 훈련을 시켰다. 소변 시료 900개를 조사해 전립선암 환자의 소변을98% 정확도로 찾아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大’ 연구진은 난소암 진단에 개를 이용하고 있다. 방광암, 유방암, 폐암 진단에도 개를 이용하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개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주는 동물이다. 최근에는 병을 진단하는 의사역할까지 맡았다. 개의 뛰어난 후각으로 의사가 진단하지 못하는 초기 암세포를 찾는 것이다. 개는 품종에 따라 사람보다 후각이 1000~10만 배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의 뇌 크기는 인간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뇌에서 냄새를 처리하는 부분인 후각 망울은 사람보다 3배나 크다. 냄새를 붙잡는 후각 수용체 단백질도 개는 2억5000만개로 사람의 600만개를 압도한다. 신약 개발에서도 개는 인류에게 크게 공헌하고 있다. 이런 애견시장의 성장의 뒤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최근 ‘농수산부’의 통계내용에 따르면 해마다 주인을 잃고 보호소에 맡겨지는 유기동물은 8만1천 마리에 달한다. 유기견은 2주일의 공고기간이후 주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 대상이 되는데 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대략 작년에 104억이 들었다.

노벨상을 수상한 오스트리아의 동물학자 ‘로렌츠’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에서 평생을 함께하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애완견을 ‘반려’동물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우리는 반려견으로 부터 힐링과 무언의 위안을 받으면서도 유기 견으로 내쳐 버리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애견은 사랑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어쩌면 분명한 것은 애견은 자기 자신보다 주인을 더 사랑하는 이세상의 유일한 생명체일 것이다. 2010년 뉴욕포스트 6월18일자에 美억만장자가 자신의 애완견(치와와)에게 약140억 원의 재산을 물려준 기사를 떠 올려본다. 유명사업가인 이여성은 애완견3마리에 각36억 원 신탁자금과 마이애미의 맨션을 물려주고 이 애완견을 보살펴줄 보디가드와 가정부에게 340억 원의 재산을 남겼다. 반면에 아들에게는 고작 12억 원 유산만 물려주었다. 누군가에게는 자식으로, 또 누군가에는 친구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저 귀찮은 존재로, 반려 견은 우리에게 저마다의 의미가 되어 준다. 그런데 반려 견을 기르는 보호자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바로 그들은 살아 있으며, 움직이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한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마하트마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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