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설민/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본지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의대 외래교수, 전)미스코리아심사위원
남궁설민/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본지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의대 외래교수, 전)미스코리아심사위원

서울복지신문] 재벌 상속녀이면서 그야말로 ‘네 멋대로 하라’ 식 행동으로 악명을 떨친 패리스 힐튼이 음주운전으로 감옥에 갇혔다고 전 세계 매스컴이 떠들썩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녀의 감옥생활을 보니 식사 메뉴가 감옥 음식일까 싶게 괜찮다. 아침에는 시리얼과 빵, 오렌지주스, 우유, 삶은 계란이고 점심은 샌드위치와 사과, 쿠키, 채소, 음료수다. 저녁은 스파게티와 스테이크 혹은 마카로니와 치즈라니 이건 감옥 밖에 있는 우리보다 더 잘 먹는 것 같다.

그러나 미국 감옥은 스웨덴의 감옥에 비하면 턱도 없다. 스웨덴 감옥의 재소자에게 주는 식사에 드는 비용은 학교 급식의 5배가 들어갈 정도로 질적으로 좋고 시설도 호텔 급이다. 그래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도 감옥에 가야 한다면 스웨덴 감옥에 가겠다고 말했을 정도다.

스웨덴의 외무장관을 살해한 범인도 집보다 감옥에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니 그곳 감옥이 얼마나 럭셔리한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아무리 잘 먹고 편하게 지내도 감옥에는 자유가 없다. 패리스 힐튼이 눈물을 흘린 것도 그 때문이다. 어딘가에 갇힌다는 것은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에 대한 고문인 것이다.

그래서 ‘쇼생크 탈출’처럼 감옥을 탈옥하는 영화는 늘 인기다. 온갖 역경을 이기고 감옥을 탈출해 자유를 만끽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통쾌한 대리만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쇠창살 속의 물리적인 감옥만 감옥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만들어놓은 감옥에 갇혀서 살고 있다.

과거의 상처로 인한 감옥, 열등감의 감옥, 편견의 감옥, 분노의 감옥, 미움의 감옥, 절망의 감옥, 죄책감의 감옥, 우울증의 감옥 등 무수한 감옥 속에 갇혀서 마음의 자유와 평안을 빼앗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이런 종류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에게는 교도소에 있는 사람들처럼 웃음이 없다. 그리고 그곳 사람들처럼 누구 때문에 자신이 불행해졌다는 원망을 한다.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후 교도소를 한 번 시찰했는데, 감옥에 갇힌 죄수들은 황제 앞에 엎드려 자신이 무죄이며 억울하게 들어왔다고 호소를 했다. 그런데 딱 한사람만 자기는 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감옥에 들어와야 할 인간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황제는 즉시 자신을 죄인이라고 한 그 사람을 풀어주라 명하며 “죄가 없다는 착한 사람들을 저 죄인이 오염시킬까봐 그런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황제가 풀어준 그 죄수처럼 마음의 감옥에서도 문제의 중심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시인하며 고백할 때 쉽게 풀려나게 된다.

모든 문제가 자기가 아닌 상대방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처하게 된 힘든 환경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이 있으며, 나는 그저 피해자라고만 여기면 절대 마음의 감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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