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모습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모습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박사까지 공부해서 저처럼 장애로 고통 받는 후배들을 가르치고 안내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사회조사분석사 자격증을 취득해서 통계전문가의 길로 나가고 싶습니다” 용산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에서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강종순(여·40)씨와 허소영(여·39)씨의 이야기다.

용산구가 장애인 교육문화사업과 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해소해 나간다.

최근 용산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에 환호성이 울렸다. 작업장에 소속된 강종순씨와 허소영씨가 열린사이버대학 1학기 성적으로 전과목 A+를 차지한 것. 이들은 성적우수자로 선정돼 장학금을 받았다. 두 사람은 근 20년째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보호작업장에서 직업훈련교사로 일하고 있는 이유진 사회복지사는 “강종순씨는 대학 시절 교내에서 치어리더로 활동했고, 허소영씨는 회계고시를 준비하는 발랄한 여대생이었지만 정신질환 발병으로 모든 것을 접어야만 했다”며 “2012년 두 사람이 보호작업장에 입사한 뒤로 조금씩 상태가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입사 초기 업무시간에도 멍하니 먼 산을 바라보거나 혼자 상념에 빠져있기 일쑤였다. 보호작업장에서 실시한 지속적인 직업훈련과 상담으로 이들의 증상은 차차 나아졌고 이번에 교육재활을 접목시킨 방식으로 비장애인도 이루기 힘든 성과를 보였다.

이유진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도 우리 사회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본인의 의지에 주위의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만 더해지면 장애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립장애인보호작업장은 장애인의 취업욕구에 기반을 둔 직업상담 및 평가, 종합적인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장애인의 근로능력 향상과 전문적인 기술습득을 지원해 자립생활 기반을 마련하고자 지난 2001년 설립됐다.

시설 1층에 봉제사업장이, 2층에 임가공사업장이 자리하고 있다. 다용도 가방을 생산하고 볼펜이나 미용도구 등을 조립한다. 입소 정원은 50명이며 현재 41명이 함께 생활한다. 장애 유형별로는 △정신장애 20명 △지적장애 19명 △뇌병변장애 1명 △지체장애 1명이다.

작업장에서는 근로장애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양한 교육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위생 및 보건교육, 인권교육, 공연관람, 체육활동, 노들텃밭가꾸기, 생월잔치가 대표적이다. 올 초에는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강화해 열린사이버대학과 학위과정 원격교육 MOU를 체결했다.

아울러 구는 지난 9일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교육은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구청 지하 2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됐으며 구청 공무원과 시설관리공단 직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인사혁신처 소속 공무원이자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인교 강사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애 극복 사례를 실감나게 들려줘 직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신 강사는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보이지 않는 편견이 장애인들의 사회 적응에 큰 걸림돌이 된다”며 “장애인도 사회의 한 구성원인 만큼 그냥 자연스럽게 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5.6%. 2011년 기준 국내 전체 인구 대비 장애인의 비율이다. 273만명에 이른다. 이 중 선천적 장애는 10%에 불과하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후천적 장애가 대부분이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만연해 있다”며 “장애인보호작업장 운영과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등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별 없이 모두가 행복한 용산을 만들어 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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