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설민/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대 외래교수, 전)미스코리아 심사위원
남궁설민/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보건의료편집위원, 전)연세대 외래교수, 전)미스코리아 심사위원

[서울복지신문] ‘극락도 살인사건’이라는 영화가 있다.

섬사람들이 차례로 누군가에 의해 죽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 범인은 알고 보니 설탕이었다. 물론 그냥 설탕이 아니라 설탕 속에 실험중인 신약을 몰래 섞어놓은 무서운 식품이었다.

섬 주민들은 공짜로 받은 달콤한 설탕을 거의 모든 음식에 듬뿍 넣어먹으면서 무서운 환각 증세를 보이게 된다. 그러면서 성격도 이상하게 바뀌고 살인사건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다.

임상실험의 도구로 설탕을 이용했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만큼 단맛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단맛을 좋아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본능이라 할 수 있다. 늘 먹을 것에 대한 부족으로 시달려온 인류역사에서 단맛은 포도당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 물질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단맛에 대한 사랑은 인간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다.

단맛에서 나오는 포도당이 없으면 특히 우리 뇌의 신경세포는 살 수도 없고 자라지도 못한다. 그래서 포도당이 부족하면 뇌의 활동이 느려지고 기능에 장애가 온다.

우리 뇌가 어려운 문제를 풀거나 새 정보를 배우려고 열심히 활동할 때는 포도당이 많이 연소되기 때문에 더 많이 보충해주어야 한다.

뇌의 포도당은 에너지를 조금만 저장하므로 빨리 재공급해주지 않으면 10분 만에 고갈되어 버린다. 노인들의 경우 뇌에 포도당이 더 필요한데 늙은 뇌는 포도당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포도당을 공급해주면 창의력과 사고의 유연성이 50퍼센트 정도 더 높아진다. 그러니 치매환자에게는 특히 포도당 공급을 위해 떡이나 밥 같은 탄수화물 음식을 반드시 섭취하도록 하는 게 악화를 막는 길이다.

이렇게 좋은 포도당도 과잉이 되면 부족할 때와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킨다. 당으로 인해 혈당이 너무 높아지면 뇌의 실행능력과 기억력이 손상되고 학습능력에 장애가 생긴다. 더구나 설탕에서 많은 당을 섭취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설탕을 과다 섭취하면 만성질환이 잘 생기며 담석증의 위험률이 상승하게 된다. 또 위 십이지장 궤양이 잘 생기며 위암의 위험률도 증가하는데, 소장과 대장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며 임산부의 경우 저체중아를 출산할 위험도 있다.

설탕은 아무 영양이 없기 때문에 몸에 들어가면 오히려 우리 몸속에 있는 칼슘 등을 빼앗아 뼈를 약하게 만들고 당연히 충치도 유발한다. 또한 설탕을 많이 먹으면 백혈구의 식균 능력이 15퍼센트 정도로 떨어져 버려 병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지고 혈당에는 치명적이다.

당류를 잘 섭취하는 방법은 설탕을 가급적 적게 먹고 설탕 대신 조청이나 꿀을 사용하며, 음식에서는 양파 같은 단맛 나는 재료를 대신 쓰는 게 좋다. 흑설탕이나 황설탕은 덜 정제된 설탕이 아니라 캐러멜을 넣거나 한 번 더 볶은 제품일 뿐이니 다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달콤한 음식을 먹을 때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아주는 음식을 함께 먹으면 좋다. 가령 음식에 식초를 넣어 먹으면 산이 소화과정을 늦추게 하는 성분이 있어 공복률을 낮춰 혈당의 급증을 막는데 식초 중에서도 적포도주 식초인 발사믹 식초가 더 좋다.

쌀밥에 콩을 넣어 먹는 것도 당이 높은 음식을 낮은 음식으로 균형 잡아주는 일이다.

육식동물인 고양이나 호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한다니 단것을 잘 먹는 우리 인간은 아무래도 육식동물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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