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송을 부르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맨 왼쪽 엄마 소심향 은평구의회 부의장)
생일 축하송을 부르며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맨 왼쪽 엄마 소심향 은평구의회 부의장)

[서울복지신문] 이제, 정작 너를 새로운 가정의 울타리로 떠나보내려니 아쉬움이 들면서도 나는 참 부족한 엄마였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너와 네 동생이 사춘기를 앓을 때 충분히 속 깊은 대화도 못 나눴고, 때 맞춰 맛난 간식과 따끈한 밥도 제대로 못 챙겨주면서 늘 바쁨에 허덕인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밀려든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네 동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는 전업주부로서 고궁으로 도서관으로 전시관으로 꽤 쏘다녔고, 자상한 아빠 덕분으로 여러 가족들과 해돋이 여행을 다닌 것이 너희들의 좋은 추억거리라고 해서 위안이 좀 되더구나.

너희들이 어릴 때 가까운 서오릉에 자주 들렀었지. 세 살이나 많은 오빠한테도 체력에 밀리지 않고 열심히 따라하며 놀던 너희들의 모습이 사진 속에 그대로 남아있어 지금도 입가에 웃음이 피어나고는 하는구나. 우리 윤미가 사춘기를 겪을 때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고 좋아하는 일산 호수공원에 들러 밤바람 속에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 보면 입시생의 힘겨움을 달래던 기억도 이제는 아름다운 추억이 되는구나.

엄마의 빈자리 속에 토닥토닥 싸우다가도 서로 챙겨주며 사이좋게 생활해 준 너희들에게 참 고맙구나. 든든한 아들과, 그리고 사랑스러운 딸아!

지금까지 너희들은 이 엄마에게 아주 큰 힘이 되어 주었단다.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가도 너와 네 동생을 보는 순간 모든 피로감이 말끔히 사라지고 다시 생기가 충전 되고는 했어. 그동안 큰 불만 없이 편하게 대화하며 작은 일이든 큰일이든 상의하고 소통하며 살아준 너희들이 한없이 고맙구나.

내 아들, 윤영아! 결혼을 축하하며 몇 가지 당부한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 이니라(살전 5:16~18)”는 말씀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곧 축복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효도가 건강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은 학습하는 자만이 선택을 받는다는 말을 너도 알고 있지?  젊은 날이 소중한 만큼 스스로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책도 많이 읽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푸근한 남편이 되어라. 다은이는 너 하나 믿고 시집온 아내이다. 사랑은 표현이며 실천이란다. 각자 다르게 30년을 살아왔으니 매사를 한 번에 맞출 수는 없는 일이다. 삐걱거리고 뒤틀리기 일쑤일 거다. 남편으로서 아내와 서로 상의하고, 자상함을 잃지 마라. 따뜻한 말과 태도가 아내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신이 나는지 모른단다.

우리 어여쁜 며느리 다은아. 따뜻한 마음씨와 지혜와 명철을 갖춘 상냥한 미소 가득한 다은이가 우리 집 식구가 된 것이 참으로 기쁘고 자랑스럽다. 다은이를 처음 만났을 때 그 환한 말투와 생기로운 미소가 어찌나 좋았는지 모른다. 언제까지나 그 미소 간직되도록 함께 힘이 되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단다. 다은아, 방학이 될 때까지는 직장 다니랴 가정 챙기랴 당분간은 정신없이 바쁠거야. 그래도 건강 잘 챙기며 다녀라. 그리고 무엇보다 둘이 마음 맞추며 행복하게 잘 살거라. 시집 가까이 있다고 그리 신경 쓰지 말고 알콩달콩 재밌게 살거라. 목사님 말씀처럼 지상에서 천국처럼 살아야하지 않겠니? 지상의 천국이 바로 ‘가정’임에 감사하자.

며눌아! 지난번 폐백 때 정성껏 손으로 쓴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로 할아버지, 할머니를 비롯해서 온 가족이 얼마나 행복했고 감동받았는지 모른다. 그래! 우리 서로 그런 마음 잃지 말고 사랑하며 살자구나. 네 편지 글 예쁘게 표구해서 걸어놓으려고 한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랑이라고 오며 가며 흐뭇해 할 것이다. 아들아 며늘아! 행복하게 잘 살아라. 그리고 아직 실감이 나지는 않지만 내년에는 떡 두꺼비 같은 아들도 좋고 어여쁜 공주도 좋으니 낳아서 할머니 소리도 들어보자꾸나. 다시 한 번 결혼을 축하한다. 사랑한다!

너희들에게 이렇게 말하면서 엄마와 아빠의 삶을 잠시 돌아본다. 사랑은 표현이며 나를 주는 것이라는데 엄마도 늘 아빠에게 받기만 바라면서 시간을 핑계로 마음도 제대로 전하지 못하며 살아왔구나. 바쁜 아내를 묵묵히 지켜주며 배려해준 아빠, 늘 깊은 정으로 우리 가족을 지켜주고 우리가 힘차게 생활하도록 가장 큰 구심체 역할을 해준 아빠에게 감사한 마음 가득하다.

너를 보낸 빈자리에 아빠를 들여 놓고 나도 결혼 할 때의 마음으로 알콩달콩 된장찌개를 끓여야겠다.

결혼을 앞두고 일영의 허브랜드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한 소심향 부의장의 친정부모님과 며누리 다은이 그리고 아들의 듬직한 모습
결혼을 앞두고 일영의 허브랜드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한 소심향 부의장의 친정부모님과 며누리 다은이 그리고 아들의 듬직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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