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한 눈망울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미얀마 아이들에게서 미얀마가 기회와 희망의 땅임을 여실히 느꼈다
초롱한 눈망울로 수업에 열중하고 있는 미얀마 아이들에게서 미얀마가 기회와 희망의 땅임을 여실히 느꼈다

[서울복지신문] ‘사랑을 주기 위해 해외봉사활동에 갔다가 오히려 내가 사랑을 받았다.’

가끔 해외 봉사활동과 관련해 접하는 광고문구 중에 하나다. 어찌 보면 식상할 수도 있겠으나, 이 문장을 보았을 때 좋은 말이구나 하고 느끼는 것과 이 말이 진짜인 것을 알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은 완전 다른 일이다. 그리고 제대로 해외 봉사활동에 임했다면 이 말은 당연한 진리가 될 것이다.

해외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이 말이 진짜라고 깨닫게 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이다. 현재 필자는 경희대학교 지구사회봉사단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 곳에서 진행하는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 가지가 바로 해외봉사이다. 해외봉사의 경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맨 처음 만남부터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와서 사후보고회를 할 때까지가 바로 필자 생각하는 교육의 시간이다.

해외봉사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한국에도 도울 사람들이 있는데 왜 많은 돈을 들여 외국에 나가는지를 궁금하게 여긴다. 여기에 답을 하자면, 크게 2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바로 우리의 세계시민에 대한 역할이다. 당연히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 그러나 일정부분은 다른 나라의 사람들도 도와야 하는데 이것은 책임의식과 관련한 것이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더 이상 세계는 단절되어 있지 않다. 우리의 행동하나하나가 결국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일들로 세상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도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시민이라는 책무성 때문에 우리는 해외 봉사활동이나 해외기금 등을 부담하는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우리가 돕고자 하는 사람들은 절대 빈곤층이라는 것이다. 이번 경우만 해도, 그들은 하루에 2달러 이하로 살아간다. 하루에 2천원정도로 살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려운 처지라 해도 국가보조로 이보다는 많은 금액으로 살아간다. 물론 찾고 찾는다면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겠지만, 평균적인 삶을 말하는 것이니 예외 상황으로 말을 하지는 않길 바란다.

이렇게 어려운 이들이기에 우리의 도움은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해외봉사는 지난 12월 말부터 1월 중순까지 총 3주에 걸쳐 이루어진 프로그램으로 미얀마의 만달레이 지역을 찾았다. 미얀마라는 지역도 생소하지만, 만달레이 지역에 한국 해외봉사팀이 들어간 것은 거의 처음이라는 관계자이 말처럼 처음으로 들어간 지역이라 많은 부분에서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정작 그곳에 가서 느낀 것은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얻어진 평안함이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파응더우 학당은 교장님이신 스님께서 어려운 학생들을 데리고 교육하는 곳으로 기숙사와 함께 학교가 있다.

   
▲ 참여형 수업에 학생들과 아이들 모두가 진지한 관심을 보였다
   
▲ 경희대 학생들이 해외 봉사활동을 위한 발대식을 가졌다. (사진 왼쪽 5번째 필자 장미내)

그 곳에서 우리 학생들은 10차례 이상의 모임을 통해 만들어진 교육과정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통역은 만달레이 외대의 한국어과 석사생들이 도움을 주었다. 성심성의껏 함께 수업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있었기에 이번 프로그램은 성공적일 수 있었다.

교육과정에서 파응더우 학당의 선생님들이 좋아한 것은 바로 참여하는 수업이었다. 선생님들과의 인터뷰를 해보니 과학물품을 만들어보거나, 직접 미술작품을 만들고 춤을 추는 등의 수업은 이전에 하지 않던 형식이라고 했다. 학생 수가 많아 교구 값이 많이 들어 기피하는 경향이기도 했지만, 군부정권이었던 탓에 미술이나 체육 과목 대신 완전한 주입식 교육을 위주로 진행했던 것 같다. 그러한 상황이다 보니 우리가 가져온 참여형 수업으로 학생들이 즐거워하고 교사들도 수업방식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고 했다.

우리는 노력봉사도 진행했는데, 게스트 하우스의 2개의 방을 맡아서 틈이 나는 대로 페인트칠을 하며 단장을 하기도 했다. 교육과 노력봉사 모두를 진행할 수 있어 참으로 값진 시간이었다.

수업을 하며 느낀 첫 번째 소감은 미얀마 아이들이 예의바르고 수줍다는 것이다. 사랑을 듬뿍 받지 못해서일까. 달려들어 안아달라는 아이들보다는 주변을 서성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있지만, 3주 뒷면 가야한다는 사실이 슬프기도 했다.

프로그램이 끝나는 날은 널찍한 장소를 구하기 어려워 수업을 진행했던 각 반에 들어가서 학예회를 진행했다. 수업이 끝나는 날이라는 것을 안 미얀마 학생들의 손에는 선생님들을 위한 선물이 하나씩 들려있었다. 우리가 준비한 선물과 서로 주고받으며,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가슴에 품었다.

한국을 알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갔지만, 교육과 마음의 교류가 수혜를 받는 학생뿐 아니라 수업을 진행한 우리 학생들의 마음에 사랑을 가득 넣어주었다. 해외 봉사활동은 끝날지라도 정겨움을 한껏 품은 우리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그 따스함을 나눌 것으로 기대한다.

나는 다시 한국,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다음학기, 다음방학을 통해 우리 학생들에게 나눔과 실천이라는 아름다운 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본다. 나와 학생들, 그리고 모두가 함께 자라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화와 따스함이 존재하는 미얀마에서의 활동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글 : 장미내<경희대학교 지구사회봉사단 직원>

미얀마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마치는 날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에 임했다
미얀마에서 해외 봉사활동을 마치는 날 참여자들이 기념 촬영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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