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2017 서대문독립민주축제’를 연다
서대문구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2017 서대문독립민주축제’를 연다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서대문구가 제72주년 광복절을 맞아 이달 14일과 15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2017 서대문독립민주축제’를 개최한다.

이 축제는 광복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독립과 민주,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지역 중심 축제에서 광복절 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점차 자리매김하는 가운데, 광복을 축하하고 의미 있는 역사체험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서대문형무소는 해방 이전 조국 독립을 위해 항거한 독립운동가들이, 해방 이후에는 독재에 항거한 민주화운동가들이 옥고를 치른 곳이어서 축제의 의미를 더한다.

<독립민주인사 4人, 지나온 삶 발자취 상징하는 풋프린팅 남겨>

독립민주인사들이 고통스러웠지만 정의롭던 삶의 발자취를 남기는 ‘풋프린팅’은 광복절 전야인 14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주 무대에서 개막식과 함께 열린다.

독립지사로는 △1941년 대구사범학교 3학년 재학 중 학생비밀결사 문예부 활동을 하다 체포돼 옥고를 치르고 광복 후에는 교육자로 헌신한 조영진 지사(95세) △1944년 일본군에 징집된 후 탈출해 광복군에서 항일투쟁을 했으며 광복 후에는 중국에 있는 동포들의 무사 귀국을 도왔던 김영관 지사(93세)가 풋프린팅을 한다.

민주인사로는 △일평생 평화주의적 실천운동가로 한반도 평화와 민족통일을 위해 열정과 노력을 쏟아온 김낙중 선생(86세) △유신정권 시절 법의 사각지대에서 힘든 삶을 살았던 노동자를 대변해 투쟁하고 수차례 옥고를 치른 유해우 선생(68세)이 참여한다.

제작된 풋프린팅 조형물은 독립민주인사의 약력, 업적과 함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에 상설 전시되는데, 14일 오후 4시 30분에는 지난해 인사들의 풋프린팅 제막식이 역사관 11옥사에서 열린다.

풋프린팅을 전후해 뮤지컬 영웅 플래시몹, 큰북공연, 자우림 밴드의 축하 공연 등이 펼쳐진다.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내한하는 도산 안창호 선생 친손자(로버트 안, 72세) 등 해외 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40여 명도 14일 오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아 전시관을 관람하고 개막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광복절 저녁엔 역사콘서트‘등불을 밝혀 어둠을 내몰고’감상>

광복절인 15일 오후 7시 30분에는 주 무대에서 역사학자 주진오 교수와 시인 김응교 교수가 함께 구성한 역사콘서트 ‘등불을 밝혀 어둠을 내몰고’가 펼쳐진다.

1부 ‘억압과 저항’, 2부 ‘해방과 시련’, 3부 ‘민주와 평화’라는 주제로 약 100분간 진행된다. 두 교수가 일제강점기 윤동주와 백석 등 저항시인의 삶과 작품을 이야기하고 성악가 김수연, 김정미, 정의근, 이응광, 오르간연주자 박은혜, 김현수가 지휘하는 시온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음악으로 광복절 밤을 수놓는다.

2017년은 윤동주 시인 탄생 100주년인 해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배경으로 저항시인들의 삶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이색 야외음악회가 될 전망이다.

<‘하얼빈에서 온 비밀편지’등 시민 참여 행사 다채>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보는 축제가 아닌 참여하는 축제로, 이달 11일 오후 6시부터 12일 오전 9시까지 독립지사가 옥고를 치른 감옥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는 1박 2일 옥사(獄舍) 체험 ‘광복의 아침’이 준비돼 있다.

14일에는 역사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암호를 풀고 물총싸움을 하며 독립군을 감옥에서 탈출시키는 ‘독립운동가 구출 대작전’이 오전 10시, 오후 2시에 각각 열린다.

15일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는 1930년대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된 독립투사들의 의식주와 노역을 시민들이 재현해 보는 ‘미(覹)루(淚)–그들의 눈물을 지켜보다’가 진행된다.

이어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사전 신청한 시민 500여 명이 옥사에 투옥돼 안중근 의사의 총에 왜 총알1발이 남겨져 있었는지 비밀을 풀어 보는 시민참여 역사연극 ‘하얼빈에서 온 비밀편지’가 펼쳐진다.

전문 배우들(극단 진일보)의 리드로 시민들이 옥사와 무대를 이동하며 취조에 맞서는 안중근을 변호하고, 8.15 해방퍼포먼스, 아리랑플래시몹, 아리랑부르기, 감사의 편지 풍선 날리기 등 생생한 역사체험에 참여한다.

참여 프로그램들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의 특성에 문화적 요소를 더해, 역사를 콘텐츠화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으며 해마다 참여 시민의 호응과 만족도가 높다.

<2017 항일여성독립운동가 293인 추모대행진>

올해는 여성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김희선) 주관으로 무명의 여성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추모하는 ‘항일여성독립운동 추모대행진’도 펼쳐진다.

이구영(화가, 공공미술작가), 김종도(화가, 문화예술인협회 임진강대표), 임진택(판소리 명창), 손윤(의암 손병희기념사업회 이사장), 임옥상(임옥상미술연구소소장), 박재동(만화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그리고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 관장,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등이 여성독립운동가 293명의 초상화 제작에 지도위원으로 참여했다.

사전 참여 신청한 학생들이 293개의 초상화를 들고 14일 오후 3시 30분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서대문사거리를 거쳐 서대문형무소역사관까지 행진한 뒤, 역사관 옥사 외벽과 격벽장에 이를 전시한다.

여성독립운동가를 추모하고 넋을 기리는 추모 차례(화윤차례문화원 원장 박남식)가 15일 오전11시, 이어 극단 각시놀이(연출 양혜경)의 ‘넋전춤’이 오후 1시부터 격벽장 잔디에서 펼쳐진다.

김종도, 김시하, 유기경 작가가 독립운동가로 설정한 캐리커처를 그려 주는 ‘나도 독립운동가’와 ‘여성독립운동가에게 엽서보내기’도 15일 열린다.

<다양한 체험마당과 마당놀이, 줄타기 공연>

부대 행사로 △한국 민주주의 시련, 도전, 성취, 과제 사진전 △음악, 연극, 영상이 어우리진 다원예술 ‘고독한 목욕’ 상연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청소년 관람감상문 공모대회 △광복절 특집 비보이가 함께하는 마당놀이 ‘새날이 왔네 새날이’와 영화 ‘왕의 남자’에 출연했던 권원태 줄타기 명인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아울러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휴먼ICT연계전공)가 준비한 △역사관 가상현실 체험 △통곡의 미루나무에 추모 글 남기기 △박열 부채만들기 △심산 무궁화 만들기 △VR 난민촌 체험 등에도 참여해 독립, 민주, 평화의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현세대에 바른 민족의식과 역사관을 전하고, 우리 근현대사를 통해 흐르고 있는 독립과 민주의 정신을 되새기며, 나아가 평화통일로 향하는 시민의식을 함께 키워 나가는 데 서대문독립민주축제의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대문형무소는 1908년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개소돼 1945년까지 독립운동가들이 고초를 겪었고, 해방 이후에도 1987년까지 서울구치로소 이용되면서 민주화 인사들이 수감되는 등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을 담고 있는 상징적 장소다. 1998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으로 개관했다.

2017 서대문독립민주축제 기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누구나 무료로 입장할 수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축제 블로그(http://blog.naver.com/sidfest)를 참고하면 된다.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평화통일로 향하는 시민의식을 함께 키워 나가는데 그 가치가 있다
서대문독립민주축제는 평화통일로 향하는 시민의식을 함께 키워 나가는데 그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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