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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왕의 세상 읽기] 빨강섬소금은 영혼의 소리며, 소금은 눈물의 결정체다
권순왕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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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12  10: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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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왕Qwon, Sunwang, <잔존의 해안가Survival seashore>, 사진위에 소금 혼합재료, mixed media, Salt, Prainting, 162X112.5cm, 2015

[서울복지신문] 에피소드#1. 분홍섬 공공체를 위한 풍경

한때 제주는 ‘빨강섬(Red Island)’으로 불린 적이 있었다. 70년전 제주에서 있었던 4.3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었다. 또한 ‘환상의 섬 제주’는 한때 신혼 여행지로 각광받았다. 수년전부터 내국인은 물론 중국인들로 넘쳐나고 있다. 저가 항공편이 생겨나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이들이 제주를 여행하고 도시생활에서 벗어나고픈 사람들이 제주에서 삶의 터전을 찾는다. 그런가하면 ‘자유무역특구’가 되면서 엄청난 중국 자본이 몰리고 있다. 오로지 돈이 최우선인 사고가 지배해온 최근에 빨강 이데올로기는 많이 희석된 듯하다. 동시에 이웃과 함께 한다는 공동체의 느낌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제주에서 역사적 상처가 희석된 색과 판타지의 느낌을 분홍색으로 가정해 보았다. 놀이동산에서 먹는 솜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은 핑크빛이다. 지금 제주는 여러모로 분홍색 같다. <효리네 민박> 같은 프로그램까지 등장한걸 보면 제주는 이야기의 섬이다.

에피소드#2. 우연의 몽타주

일제 강점기 시대, 미군정 시기를 거치면서 제주도의 많은 사람들이 무고하게 죽었다. 특히 곤을동은 국가에 의해 마을 전체가 흔적만이 남아있다. 일제시대에 제주에 주둔했던 일본군 7만 명, 제2차 대전 이후 제주로 들어오는 미군함, 마을 전체가 사라진 채 흔적만 남은 곤을동, 세 개의 장면 이후 제주 중산간에서도 학살은 잔혹하게 진행 되었었다. 3만여명이 해방공간에서 제국주의 체제의 희생물이 되었다. 70년이 지난 지금 곤을동 어귀에 떠있는 희미한 크루즈 여객선은 그때의 일을 잊은 것만 같다.

에피소드#3. 평화공원의 물결로부터 증류하다

까마귀 날아다니는 4.3 평화공원에는 이념 아닌 이념으로 죽은 사람들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해방공간의 어느 산하에서 단기간에 이렇게 많은 학살이 있었는가. 이름이 너무도 많아 파도처럼 느껴진다. 떠난 사람들은 지금도 말없는 아우성이다. 들리지 않는 메아리가 파도에 실린다. 이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는 것은 그들의 영혼과 산자의 아픔과 연대하는 것이다. 어느 바다 속에건 그들 몸의 염분은 남았으리라. 소금은 그들 영혼의 소리다. 소금은 눈물의 결정체다.

에피소드#4. 잔존의 해안가

4.3의 기억은 다시 드러나고 있다. 어느 여름에 찾아갔던 제주의 곤을동 마을 빈터에는 사람들이 살았었던 흔적이 있다. 그 마을은 전체가 불탔고 마을 사람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사라진 슬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마음의 공동체에 다가가는 것이다. 화해는 있다. 과거의 기억을 불러내어 그들의 역사를 다시 이미지로 기록하는 것, 때론 눈이 오는 풍경이 혼돈의 순간에 위안을 준다. 소금 눈이 오는 풍경의 해안가를 떠올려 보았다. 단지 그것이 ‘소금 눈’이었다는 것으로 가려진 아픈 역사를 극복할 수는 없겠지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초빙교수 권 순 왕 P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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