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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반찬에 담아 보낸 위로와 희망의 손길적십자 봉사원과 만남 계기로 사회복지사 꿈 키우는 한부모가정의 가장 이야기
장경근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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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9  15: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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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십자 봉사원이 현진 씨에게 밑반찬을 전달하고 자리를 함께 했다

[서울복지신문=우미자 기자] 매주 금요일, 현진 씨(만 39세/가명) 집에는 반가운 손님이 방문한다. 노란 조끼를 입은 손님은 환한 미소와 함께 갓 만든 따뜻한 밑반찬을 현진 씨의 손에 쥐어준다. 손님은 벌써 5개월 째 매주 현진 씨의 집을 찾아오고 있다.

현진 씨는 20살, 19살 두 딸과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쌍둥이 남매와 함께 살고 있다. 이혼을 겪으며 한부모가정의 가장이 된 현진 씨는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어떤 일이든 가리지 않고 열심히 했다. 그런 현진 씨의 가정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4년 전의 일이었다.

그 날도 여느 날과 같은 평범한 날이었다. 길을 걷고 있던 현진 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눈을 떠 보니 병원이었고, 현진 씨는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 당시에는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혼자서 네 아이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던 것 같아요. 그런 심리적 부담감이 공황장애의 원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처음에는 집 밖으로 아예 나가지 못했다. 숨이 막힐 듯한 기분이 들었다. 약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때때로 기억에 공백이 생기고,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도 복용했다. 사람이 많은 곳은 어디든 힘들었다. 그래서 버스도 지하철도 타지 못했다.

그렇다고 마냥 집에만 있을 수는 없었다. “아이들이 있잖아요. 제가 벌지 않으면 안 되니까...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피해서 걸어 다녔어요. 다행히 약을 먹으면서 점점 증상이 완화됐고, 지금도 버스나 지하철은 힘들지만 택시는 탈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어요.” 

혼자 벌어서 다섯 식구가 먹고 살기 쉽지 않았던 현진 씨는 주민센터를 찾았다.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지금 살고 있는 집을 임대할 수 있었고, 양천구청에서 양육비 이행관리원을 소개받아 이혼 당시 받기로 결정되어 있던 양육비도 청구하는 과정에 있다.

그리고 지난 겨울, 주민센터의 추천으로 적십자로부터 밑반찬을 받게 되었다. 매주 금요일 대한적십자사봉사회 양천지구협의회에서 봉사원들이 정성껏 만든 밑반찬을 현진 씨네 집에 가져다준다.

 “사실 보내주시는 밑반찬은 한 끼면 다 먹어요. 아이들이 넷이나 되니까요. 그렇지만 그 한 끼가 참 감사해요. 일을 하면서 아이들 매 끼 해 먹이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라 시간에도 많이 쫓기고, 뭘 해줘야 할지도 고민이거든요. 매번 다양한 메뉴로 정성스럽게 만들어서 가져다주시니 아이들이 금요일만 기다려요.”

특히 현진 씨에게 적십자 봉사원들의 밑반찬은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일 좋은 건 그거예요. 저도 누가 해주는 음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거든요. 엄마가 해 주시는 음식처럼 맛있게 만들어서 보내주시니 참 좋아요. 혼자서 엄마 역할, 아빠 역할 다 하고 있는 저에게 위로가 되는 한 끼예요.”

적십자 봉사원의 정기적인 방문과 위로의 말들은 현진 씨에게 좋은 영향을 주었다. 현진 씨는 ‘사회복지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천천히 한 발 씩 나아가고 있다. “지금처럼 이런저런 일을 하고 사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었어요. 적십자 봉사원 분들을 보면서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큰 딸이 취직을 하기도 해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한 번 해 봐야죠.” 밑반찬으로 시작한 작은 보살핌이 네 아이를 키우는 현진 씨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원동력이 됏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는 매일유업 진암사회복지재단의 후원으로 현진 씨와 같은 저소득 취약계층에 매주 밑반찬을 제공하는 ‘사랑의 밑반찬 나눔사업’을 진행 중이다. 진암사회복지재단은 올해로 11년 째 적십자에 사랑의 밑반찬 제작을 위한 후원금을 기부해왔으며, 양천구, 은평구, 서대문구의 취약계층 총 80세대가 매주 적십자 봉사원이 직접 만든 따뜻한 밑반찬을 전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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