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석관 '실전투자의 정석' 저자
남석관 '실전투자의 정석' 저자

[서울복지신문] 지금까지 나는 주식투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글로벌 환경의 변화, 미래를 이끌어갈 여러가지 트렌드, 그리고 주식 투자자가 갖추어야 할 자세 등을 말했다. 제 1부에서 소개하는 마지막 이야기는 ‘우라가미 구니오의 증시 사계론’과 ‘가치투자 거장들의 투자방법’이다.​

주식투자의 대가가 불리는 인물들의 이론과 투자 방법을 숙지하는 것도 여러분의 투자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 먼저 일본 금융계의 백전노장이라 불리는우라가미 구니오의 증시 사계론부터 살펴보자. 이는 이후 내가 강조 할 ‘남석관의 주식 사계론’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음을 미리 밝힌다.​

주식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월스트리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아시아 투자자가 있으니, 그 주인공은 우라가미 구니오다. 그는 중시에 4계절이 있다고 주장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는데, 증시 사이클을 분석함으로써 일본을 넘어 세계적인 테크니컬 애널리스트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 소개된 우라가미 구니오의 대표작 『주식시장 흐름 읽는 법』은 고전 투자자의 바이블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칫 무질서 해 보이는 주식시장의 각종 흐름은 실상 네가지 패턴, 사이클에 따라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우라가미 구니오는 주식 운용전략 결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경기순환과 이에 연동하는 주식장세 국면 추이를 중시 했다. 그리고 주식시장을 사계절에 비유하면서 시장 국면의 변화를 설명하였다. 자본주의 경제는 추세적으로 볼 때 성장을 지향하면서 경기 상승과 하락의 순환적인 변동을 반복한다. 이것은 투자의 변동을 중심으로 생산, 고용, 가격의 변동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그 변동은 일단 한 방향으로 탄력이 붙어 움직이기 시작하면 같은 방향으로 누적적으로 발전하여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기동력이 떨어져 마침내 반대 방향으로 역전하는 경향을 갖는다. 한 기업의 주가는 일반적으로 그 기업의 실적과 이자율에 따라 결정 되는데, 이들 변수는 순환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이에 따라 주가도 순환적인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 우라가미 구니오의 주장이다. 우라가미 구니오는 이들 변수의 변화에 따라 주식 사이클을 네가지 국면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증시 사계론’의 네가지 장세를 자세히 살펴 보자.​

(금융장세)​

경기가 수축되었다가 회복되는 기간을 말한다. 이 시기에는 장·단기 이자율이 떨어진다. 금융장세가 나타나는 시기는 경기 침체기 말과 경기 회복기 초다. 경기 침체기에는 금리인하를 취함으로써 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고자 한다.​

이때 주가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실제 금리하락의 영향, 즉 돈의 힘으로 오리기 시작 한다. 이자율이 낮으면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경기 부양과 기업실적 회복 기대가 높아진다.​ 또한 주가보다 채권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임으로써 낙은 이자율을 바탕으로 주가가 오른다. 금융장세 경기는 자금수요 감소, 금리인하, 물가안정, 민간소비지출 확대가 일어나며 주식시장에 금리하락 수혜주가 상승한다. 금리가 낮으면 은행예금이나 채권의 매력이 떨어진다. 이 시기는 경기가 회복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적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겨 강세장이 형성 된다. 금리하락 수혜주, 재정투융자 관련주, 업종대표주 등이 시장 주도주가 된다.​ 금융장세는 한 마디로 금융 관련주들의 장세라고 보면 된다.​

(실적장세)​

경기 회복과 금리하락이 멈추면 금융장세가 막을 내린다. 이후 실적 장세에서는 주가가 오르면서 경기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장기 이자율이 올라가는데,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배당 또는 기업실적의 성장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전까지 주식시장은 조정을 거친다. 이 무렵에는 기업들이 부채를 축소하려고 주식 발행을 늘려 수급 면에서도 매력이 떨어진다. 이런 흐름은 경기회복기를 지나 본격적인 활황기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금리하락으로 기업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기업의 설비투자가 왕성해지고 기업의 실적도 이전보다 좋아진다. 경기회복에 따른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금리가 다시 오르지만, 이보다는 경기가 활황이라는 점이 증시의 최대 호재가 된다. 이전의 금융장세가 짦은 시간에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라면 실적장세는 장시간에 걸쳐 꾸준한 상승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실적 장세에서는 소재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형주들이 상승을 견인하고, 기관 투자자의 활발한 매매가 상승을 더 부추긴다. 실적장세는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 증가에 힘입어 지속적인 상승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활황이 지속되면서도 비교적 물가가 안정되고, 금리 상승률이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억제 된다. 실적장세가 심화되어 활황기가 지속됨에 따라 시장을 이끄는 주력업종도 초반의 부품관련 소재업에서 완성품 위주의 가공산업이 차지한다. 활황의 장기화로 소비가 늘고 이를 반영한 소재 산업 전반에 적극적인 설비투자에 나서게 되어 산업 전반에 걸쳐 고른 상승세가 나타난다​

(역금융장세)​

인플레이션 우려를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 당국이 긴축통화정책을 시행하면 장기이자율은 안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단기이자율은 상승세를 보이지만 경기는 회복세를 계속한다.​

이 단계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의 기대 이상으로 실적을 실현하는 기업이 나타나며, 주식시장은 이를 재료로 상승장세를 재개하여 고점에 이른다. 만약 실적장세가 계속된다면 인플레이션이 표면화되고 향락소비 산업이 만연해 진다.​

​경제정책의 주요 목표인 물가안정이 위협받으면 정부가 금융긴축을 통해 시중동화를 회수하고 결국 금리가 오른다. 금리상승은 주식시장을 약세로 돌리는데, 이를 역금융장세라 부른다.​

강세시장에서 약세시장으로 전환하는 계기는 긴축금융이지만 그 밖에 외부의 충격들도 영향을 준다. 역금융장세에서 실물경기는 아직 최고조에 있고 기업실적도 여전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금리상승에 따라 이미 많은 차입금을 사용 중인 대규모 소재 산업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로 나타난다. 이때에는 재무구조가 좋아서 금리상승에 따라 오히려 이자수입이 늘 수 있는 성장력 높은 중소형 재료주의 가격이 상승한다.​

(역실적장세)​

역실적장세는 침체기다. 경기침체에 따라 실물경기가 악화되고 자금 수요가 크게 줄어든다.​

기업실적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차입금이 많거나 시장점유율이 낮은 기업들은 적자를 기록한다. 역실적 장세에서 대규모 상장회사가 부도나는 사태도 일어나곤 한다. 이 시기에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해진다. 역실적 장세에서는 작전 세력에 의한 주가 조작도 빈번하고 깡통계좌가 속출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주식을 보유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채권투자로 전환하고 다가올 금융장세를 대비하는 것이 좋다. 흔히 ‘바닥 밑 지하실’이란 표현이 난무할 만큼 주가의 바닥을 예측할 수 없는 두려운 시기가 역실적 장세다. 몇몇 투자자를 제외하고는 주식시장에 관심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과정 중 경기가 바닥으로 떨어지기 전에 주가가 먼저 바닥에 도달 한다.​

이 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종목은 금융주와 함께 경기에 덜 민감하고 위험이 적은 경기방어주(전력,가스,부동산,제약주)이다.​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흐름의 중요성을 잘 알 것이다. 그러나 정작 올바른 흐름을 읽고 투자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판단의 근거도 없이 쉽게 종목을 고르고 , 쉽게 고른 만큼 쉽게 매도하기 때문에 잃는 일이 허다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주식시장에도 흐름, 사이클이 있다.​참고로 1990년대 일본 경제는 거품이 빠지면서 붕괴되는 지경까지 경험한 바 있다.​

한국의 주식시장이 일본을 따라가는 면이 많다는 점을 고려 할 때 우라가미 구니오 사계론은 한국 주식시장의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지 예측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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