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1972년 1월 24일 오후 6시 30분경, 새우를 잡는 도구를 손질하고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언덕위로 나타났다. 괌의 사냥꾼들에 의해 패잔병은 잡혔고 괌 경찰국에 보고를 했다.

그 일본 패잔병은 약 167㎝의 키에 창백하고 쇠약해 보였으며, 헝클어진 머리는 등 뒤로 넘겨져 있었고, 맨발에 바지와 셔츠는 아주 더러운 것을 입고 있었다. 그가 바로 ‘쇼이치 요코이’(Shoichi Yokoi)라는 일본인 병사다. 그는 고향인 일본을 떠난 지 30년이 되었고, 미국이 괌을 재탈환하기 전에 일본군의 병장으로 괌에 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탈환 이후에 그는 두 명의 다른 일본인 패잔병들과 이곳에 숨어있었다. 그러나 나중엔 이들도 모두 흩어졌다. 그는 대나무 숲속에 굴을 파고 살았는데, 몇 달 뒤에 음식이 모두 떨어지게 되어 다른 사람들은 먹을 것과 새로이 숨을 곳을 찾아 떠났다. 그러면서도 서로 왕래는 했었다고 했다. 약 8년 동안 지내오면서 그는 다른 패잔병의 죽음을 보게 되었다. 그는 이들이 굶주림으로 죽었다고 믿고 있었다. 그가 만들어 입었던 바지와 셔츠는 히비스커스 껍질로 손수 만든 것이었다. 그는 2차 세계 대전의 전세가 일본군에게 불리해지자 괌 섬에 있는 한 동굴로 잠적해 버렸다. 적에게 목숨을 빼앗길까 두려워 28년 동안 정글 속에 숨어 살면서 밤에만 활동하였다. 개구리, 들쥐, 달팽이, 새우, 호두, 밤, 망고 등의 열매를 먹고 살았으며, 히비스커스 껍질로 바지와 셔츠를 손수 만들어 입었다.

쇼이치 요코이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어둠의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를 발견해 전쟁의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 주었고, 마침내 쇼이치 요코이는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전쟁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여전히 동굴 속에서 비참하고 비인간적을 삶을 살아야 했다.

쇼이치 요코이가 동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했던 것처럼, 자신을 지켜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동굴을 박차고 나오는 일이 위험해 보일 수 있고 두려울 수 있었다. 그는 58세이며,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현 출신이다. 1972년 2월 2일에 일본으로 귀국한 요코이는 제국육군의 혹독한 군사교육을 받았던 탓에 살아서 돌아간다는 것은 누(累)가 된다며 귀국 시 기자회견에서 “돌아왔습니다. 부끄럽지만 살아서 돌아 왔습니다.”라고 했다. ‘부끄럽지만 돌아왔다’란 말은 당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귀국 장면은 일본에서 59.8%의 시청률을 기록. 유명해졌다. 괌 생활을 바탕으로 궁핍했던 생활의 평론가로 전국을 돌며 강연했고, 1974년 7월에 제 10회 참의원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기도 했다. 1997년에 요코이는 심장발작으로 82세(1915~1997)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요코이는 전쟁이 20년 동안 계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어둠의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를 일본 판 로빈슨 크루소라고 한다. 고든 맥도날드 목사의 ‘내면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에 세상에 그 마음이 묶인 사람들을 ‘쫓기는 인생’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을 8가지로 정리했다. △오직 무엇인가를 성취했을 때에만 만족을 느낀다 △성취를 표시하는 상징에 집착한다 △고삐 풀린 팽창 욕에 사로잡혀 있다 △온전한 인격에는 별 관심이 없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경쟁심이 강하다 △내면에 불타는 분노가 숨어있다 △늘 바쁘다고 투정하면서 동정을 받기를 원하지만 정작 삶의 변화를 거부한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무엇엔가 마음이 묶여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의 마음을 묶고 있는 것들은 저마다 다르다. 마치 사람들의 생김새가 다 다르듯이 그들의 마음을 묶고 있는 것들도 다 다르다. 우리는 현실에 쫒기는 인생을 살아간다.

이제부터는 쫒기는 인생에서 부름 받은 인생으로 살아가야할 때이다. 우리의 삶은 과거에 매이지 않아야 한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다시 돌이킬 수 없기에 이 과거에 매여 있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과거의 나는 잊자.

- 내가 바라보는 곳이 나의 미래다.<칼 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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