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명예회장, 주필, 교수
정균화/ 명예회장, 주필, 교수

[서울복지신문] “혼자이던 시간, 상자 속에 차곡차곡 쌓인 추억과 여름 원피스 주머니에 들어 있는 그리움과 낡은 가방 속에 웅크리고 있던 아픔을 문득 발견하고는 나는 조금, 울었다. 그리워서, 미안해서, 외로워서, 보고 싶어서나는 조금, 울었다.”

살다 보면, 한 번은 오직 나를 위해 울어야 하는 순간이 있다. 이미 끝난 사랑에 ‘진짜’ 안녕을 고하며, 버리지 못한 추억과 아직 옅어지지 않는 시간을 그리워하며, 괜찮은 줄 알았는데 계속 남아 있는 아픔을 다독이며, 타인의 소리가 사라지고 적막이 찾아온 순간 비로소 선명해지는 마음을 들여다보며…,

오직 자신만을 위해 울어야 한다. “살다 보면, 한 번은 오직 나를 위해 울어야 하는 순간들이 있다” ‘아주, 조금 울었다, 저자 권미선’는 꼬박 15년, 매일 글을 써온 라디오 저자인 그녀가 첫 번째 감성 에세이로, 혼자인 시간에야 비로소 꺼낼 수 있는 진심 어린 이야기를 담았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어쩐지 밀려드는 외로운 감정,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생각처럼 안 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속수무책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이별의 순간, 오랜 시간이 지나고도 남아 있는 그리움의 흔적, 삶에 견딜힘이 되어준 소중한 사람과 시간들까지, 작가 특유의 짙은 감수성의 문장들로 풀어냈다.

누군가의 앞에서는 쉽사리 꺼내지 못했던 진심, 혼자인 시간에만 고백할 수 있는 온전한 마음을 담은 서정(抒情) 에세이를 통해 어쩌면 아주, 조금 울지도 모르겠다.

미국 보스턴의 한 보호소에 앤이란 소녀가 있었다. 앤의 엄마는 사망했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보호소에 함께 온 동생마저 세상을 떠나자 앤은 그 충격으로 미쳐버렸고 게다가 실명까지 했다. 그녀는 수시로 자살을 시도했고, 혼자 괴성을 질러댔다. 

장애인은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구걸로 삶을 연명하던 시절, 이렇게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 만에 눈과 귀가 멀면서 말도 못하게 된다. 하지만 일곱 살에 만나게 된 앤 설리번 선생의 헌신적인 사랑과 교육 덕분에 자신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고, 하버드 대학의 여자학부인 래드클리프 대학을 장애인 최초로 졸업하게 된다.

이후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했을 뿐 아니라 노동 운동과 반전 운동 등 사회 문제에 깊이 참여하게 된 헬렌 켈러는 보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외면한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다가갔다.

평생을 장애를 안고 살면서 자신의 고통을 빛으로 일군 헬렌 켈러는 살아생전에 '미국의 가장 위대한 여성'으로 추앙받았다. 그 아이가 `헬렌 켈러` 이고 그 선생님이 `앤 설리번` 선생이다. 시각·청각 장애인들에게 고요함과 어두움은 이상할 것 없는 친숙한 세계이다.

‘헬렌 켈러, 사흘만 볼 수 있다면, 저자 황혜진’ 그 세계는 모두가 잠든 캄캄한 밤을 응시할 때 비장애인들도 경험할 수 있는 세계이다.

장애가 있다고 잠재된 가능성이 없는 게 아님에도 사회는 비용과 시간의 문제를 따지며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 헬렌 켈러는 평범한 삶의 성취를 장애인들이 각자의 재능으로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사람'들의 의무라고 말한다.

생명이 소중하다면, 장애를 안은 생명은 더더욱 소중하다. 피할 수 없는 재앙을 떠안고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생명 자체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의 삶이 우리를 전율시키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앤도 헬렌과 48년 동안 함께 있어 주었다. 지극한 사랑이 기적을 이어서 일궈낸 것이다.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을 계속하라, 실패할 때마다 무엇인가 성취할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은성취하지 못할지라도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얻게 되리라."

앤 설리번 선생은 늘 같은 말을 헬렌에게 해줬다. 누구나 인생에 있어 크고 작은 시련과 고난을 겪는다. 어떤 고난과 불행이 닥쳐와도 절대 고개를 떨 구지 말라. 고개를 치켜들고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라고 강조한다.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첫째 날은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보겠다. 둘째 날은 밤이 아침으로 변하는 기적을 보리라. 셋째 날은 사람들이 오가는 평범한 거리를 보고 싶다. 단언컨대, 본다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다.“<헬렌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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