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태/ 본지 회장, 서울중앙에셋(주)대표이사
노경태/ 본지 회장, 서울중앙에셋(주)대표이사

[서울복지신문] 지난 19일 태국의 유소년 축구선수 및 코치 13명이 동굴 탐험 중 고립되었다가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기자회견 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건강을 회복하여 해맑은 모습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보니 언제 고립되었던 소년이던가 쉽다.

지난달 23일 태국유소년 축구단 12명이 코치의 인솔 하에 동굴탐험에 나섰다. 탐험 중 갑작스러운 비로 인하여 동굴 안의 수위가 올라가자 물을 피해 자꾸 들어가다 보니 동굴입구에서 4.5KM까지 들어가 고립되었다.

태국 정부는 곧바로 구조를 시작하면서 세계각국에 동굴탐사 전문가의 지원을 요청하였다. 이에 호응하여 세계 각지에서 전문가가 도착하여 다국적 구조팀을 꾸려 구조에 착수했다.

지난 2일 아이들의 생존 사실을 처음 확인한 사람은 영국의 잠수 전문가인 전직 소방관 리처드 스탠턴 과 IT 기술자인 존 볼런튼이다. 전 세계 동굴 조난 사고 때마다 출동 요청을 받았던 이들은 이번에도 직접 입수해 수㎞의 동굴 바닥을 기어들어가 소년들의 생존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의 생존사실을 확인하고 소년들의 구조에 밑그림을 그린 사람은 호주의 마취과 의사 겸 수중잠수 전문가인 헤리스 라고 한다. 이는 소년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심리적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단계별로 구조시에도 맨 마지막에 소년들과 함께 하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다고 한다.

고립 된 지 18일, 생사가 확인 된지 8일 만에 전원 구조가 되었다. 생사확인도 기적이지만 악조건 하에서 단기간에 전원 구조되었다는 것은 정말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재난 구조에는 3·3·3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의학적으로는 공기는 3분, 물은 3일, 음식은 3주 안에 공급이 되지 않으면 사람이 사망 한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예외라는 기적은 있다. 신체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 상당기간 더 버틸 수 는 있다. 1995년 삼풍 백화점 붕괴 사고시도 19세 여성이 17일 만에 구조된 적이 있다.

필자는 이번 태국유소년 축구단 동굴 구조활동을 보면서 과거 세월호 사고시 구조활동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면서 이번 구조성공은 기적이 아닌 태국 국민 모두의 구조대에 대한 믿음과 인내의 힘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구조지휘는 주지사의 책임하에 전문가와 태국의 네이버실 대원 100여명으로 외부의 간섭 없이 진행 되었다. 언론도 가족도 현장 접근을 차단하고 필요한 부분은 구조본부에서 브리핑 해준다. 언론이나 가족도 더 이상의 요구를 하지 않고 기다려 준다.

세월호 침몰 사고시 우리의 구조지휘와 확연히 다르다. 우리는 중앙재해본부, 현장지휘부, 해경지휘부 등 지휘구조가 다변화 되어 구조의 일원화를 하지 못한 것뿐 아니라 여러 전문가 집단에 의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리더의 리더쉽 도 집어 볼 필요가 있다. 태국 유소년 축구단 코치는 난민으로 확정 되 않은 어떤 면 에서는 불법 이민자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보조코치로 일을 하고 있는 자이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안 좋으나 자기 몫의 음식물을 소년들에게 먹이고 정신적으로 불안해하는 소년들의 심리를 정신적으로 안정시키며 신체의 움직임을 최소화 하도록 해 체력을 유지시켰다고 한다. 과거 10년을 승려로 생활 한 것도 소년들에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세월호 사고시 우리는 책임을 지고 최초 현장 지휘를 해야 하는 선장,항해사 및 선원들이 승객들을 져버리고 가장 먼저 도망쳐 나오지 않았는가.

구조대의 배려와 언론 및 가족들의 정부와의 합의 준수가 기적을 이루었다고도 한다. 태국의 구조작업에는 조난소년들의 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있었고 가족들도 구조대를 믿고 기다려 주었으며 언론도 이에 적극 동참하였다. 구조가 시작 되면서 처음 4명이 생환하였지만 가족들은 누가 구조되었는지 알지 못했다. 구조대에서 남은 가족의 상처와 불안을 의식해 공개하지 않았고 , 이에 방송, 언론도 일체 보도를 하지 않고 함구하였다. 병원치료 기간에도 정신적 안정을 위해 가족 면회도 허락하지 않았다.

각종 사고 발생시 구조 생존자나 희생자,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 을 보도하는 언론의 특성을 고려하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우선이 아닌 우리 모두라는 인식이 부럽다.

세월호 참사 시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했던 황대식 한국해양구조협회 이사는 이번 태국의 구조활동을 보면서 재난구조에 나선 정부와 잠수사 및 지휘구조본부의 대처에서 세월호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구조요원들이 죄인인 것 같은 우리의 현실과 다르다.

지난 18일 태국유소년축구단이 인터뷰 후 사랑하는 가족품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정부 관계자의 이후 대책에 대한 말이 인상적이다. 앞으로 동굴에서 구조한 유소년 축구선수들에게 정신적으로 해가 될 수 있는 취재나 기사를 쓸 경우 법적으로 처벌 하겠다고 한다. 정신적 트라우마를 고려한 정부의 현명한 조치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해마다 계절별로 수많은 재해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변하는 것은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번 재난구조 활동을 보면서 인명은 재천(在天)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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