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솔로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혹시 사회구성원이 뿔뿔이 흩어져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회를 상상하고 있진 않은가?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를 정도로 지역공동체 기반이 상실되고, 가족공동체 역시 관계성이 약해지고 있는 시점에 다가올 솔로사회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힘은 무엇일까?

‘초 솔로사회, 저자 아라카와 가즈히사’에서 기존 공동체뿐 아니라 새로운 커뮤니티를 찾아 관계성과 연결성을 구축하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는 태도를 갖는 것이 바로 ‘솔로로 살아갈 힘’이라고 말한다. 개개인이 솔로로 살아갈 힘을 기르고 자립심을 갖고 살아간다면 솔로사회는 결코 고립된 사회가 아닐 것이다. “미래 소비시장 키워드는 ‘솔로’다. 2035년 독신자 48%, 1인 가구 40%로 솔로가 주도할 새로운 소비, 새로운 경제사회에 주목 하게한다.”

일본에만 적용되는 예측이라 치부할 수 없다. 우리가 감지하고 있지 못할 뿐, 이미 한국 사회에서도 초 솔로사회의 주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혼자 사는 것이 표준인 사회, 누구나 혼자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회, 초 솔로사회를 살기 위해서는 ‘솔로로 살아갈 힘’이 무엇인지 알고 새로운 소비, 새로운 가족, 새로운 경제사회의 출현에 대비해야 한다.

솔로사회화는 결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풍부한 통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솔로 인구가 견인하는 소비시장과 고립이 아닌 자립을 원하는 1인 가구의 가치관 분석을 통해 솔로사회의 생활상을 살펴보며 다가올 ‘한국의 초 솔로사회’를 전망해 보자.

누구나 솔로가 된다. 여기 비혼 여성 이야기가 있다. “우리의 관계를 중심으로 하고 서로의 다른 연인들을 인정하자.” “그런 얘기가 정말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져. 너도 다른 사람을 원하는구나. 그리고 나도 그렇구나. 우리에겐 여러 가지 사랑이 필요하구나.”

‘완전한 사랑’에는 사랑의 다양함이 필요하다. 여성의 홀로서기를 응원하고 위로하고 지지해주는 인생 작. 폴리아모리 다룬 화제의 웹툰 ‘독신으로 살겠다. 저자 네오카툰’에서 선언과 다짐과 자조를 오가는 이야기이다. 네이버에서 연재된 이 웹툰은 연재 당시 성인 여성들에게 어마어마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35세, 폐경을 걱정하는, 비 혼(婚)자 그리고 여성의 적당히 만화적이어서 매우 현실적인 이야기는 추천 글마다, 서른 살 정도는 되어야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는 뜻에서 ‘30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였다.

실제로 ‘독살’의 마니아라 자처하는 팬들은 다양한 곳에서 수없이 나타났다. 이들은 ‘독신으로 살겠다’가 폴리아모리를 통한 사랑의 탐구에 머무르지 않는다고, 인간 여성의 홀로서기를 응원하고 위로하고 지지해주는 인생의 작품이라고 말한다.

주인공 유유희와 친구들이 사회적 편견에 가려진 진실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은 영웅적이지도 환상적이지도 않다. 때로는 휘청, 때로는 소박하게 흔들리고 또 흔들리면서도 쉼 없이 나아갈 뿐, 어쨌거나 계속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될 뿐이다. 컷마다 담긴 솔직한 대사에는 한순간 머릿속을 울리는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그렇지만 ‘이대로 살아도 되는가?’ ‘이렇게 살게 한 것은 무엇일까?’ ‘바꿀 수는 없는 건가?’ ‘이렇게 지나가는 걸까?’ ‘왜 안 될까?’ 하는 질문 앞에 이미 깨달은 척을 하는 캐릭터는 없다. 어른이라는 담백한 척도 없다. 그래서 ‘독살’은 죽을 때까지 지지고 볶아야 하는 우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그린 만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벤트 응모자로 살아가는 35세 유유희. 남자친구와는 한달 넘게 섹스도 두근거림도 없다. 그러나 어느 날, 반복되던 삶에 변화가 찾아온다. 남자친구가 폴리아모리(다자연애)를 제안한 것이다. 서로의 다른 연인을 인정하는 이 ‘완전한 사랑’의 실험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이 겪어나가는 과정 하나하나는 마치 우리가 언젠가 한 번은 치러야 할 통과의례 같다. 그리고 그 결말은 어쩌면 우리 곁에 이미 와 있을지도 모른다.

“산다는 것은 자기 스스로 벌어서 자기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의존 하지 않고 자기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또는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등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히로나카 헤이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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