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10대 혁신방안'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10대 혁신방안'

[서울복지신문=김한울 기자] 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이 발표한 '서울교육 조직문화 10대 혁신방안'을 두고 갑론을박 잇따르고 있다.

방안에는 △수평적 호칭제 △복장 자율화 △직원참여 플랫폼 △자유토론방 운영 △관행적 의전 폐지 △일과 삶 균형을 위한 근무여건 개선 △서울 교육 조직도 개선 △협력 학습공동체 운영 제도화 △보고서 표준서식 제정 활용 △스마트한 회의 △행정업무 간소화 등이 담겼다.

이 중 문제의 발단이 된 것은 '수평적 호칭제'다. 이는 직급이나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 '쌤' 혹은 '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영어 이름이나 별명을 불러도 무관하다.

예를 들어 조희연 교육감을 부를 땐 '희연 쌤' 혹은 '희연 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하도록 규정 짓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수평적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자유로운 업무 환경과 토론이 있는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라며 "권위적인 호칭과 획일적인 복장은 태도부터 사고방식까지 경직시켜 창의적인 사고를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청의 설득에도 공감을 얻지 못한 채 반응이 싸늘하다. 정계는 물론이고 교육계와 대다수의 언론, 여론은 동시 다발적으로 비난에 나섰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선양(45세·가명) 씨는 "선생님을 줄인 말이 '쌤'인데 표준어 대신 은어를 쓰라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며 "안그래도 선생님의 권위가 예전치 못한 상황에 논란만 가중시키는 꼴이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교원 단체도 즉각 반발에 나섰다. 서울교원단체총연합회는 9일 논평에서 "시교육청이 도입하려는 수평적 호칭제는 가뜩이나 매 맞는 교사 사례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는 판국에 교사로서의 자존감과 정체성을 교육당국 스스로가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대여론을 의식한 시교육청은 현재 한 발 뺀 자세를 취하며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간 선생님 호칭은 사라지지 않고 반영할 시기도 확정된 것이 없다"며 "학교 내 호칭은 교직원 간의 상호존중과 배려문화 조성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 무조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시교육청은 오는 18일까지 해당 조직문화 혁신방안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친 뒤 제출된 의견에 따라 과제별 세부추진계획을 수립해 반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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