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새해가 밝았다. 그동안 쌓여왔던 분노와 복수의 칼날이 하루아침에 용서로 눈 녹듯 녹는다. 용서(容恕)란,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아픔과 상처를 준 사람들에 대한 용서를 우리 마음속에서 찾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자긍심과 행복은 위안되고 더 높은 단계로 올라서게 된다. 용서는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다. 그것은 원한을 부여잡고 분노를 품으며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덧나게 하는 데 사용되었던 에너지를 더 나은 곳에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항상 가지고 있었던 힘의 재발견이며,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무한한 능력을 되찾는 것이다.

과거 미국과 영국에서 이미 시작돼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는 한 ‘용서프로그램’이 우리에게도 교훈을 주고 있다. 용서 전도사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목사가 1999년 미국에서 발생한 콜럼바인 총기사고 이후 시작한 것이다.

전신마비 사고를 당한 뉴욕 경찰관 스티븐 맥도널드와 등과 함께 왕따와 폭력, 총기사고 등에 멍든 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자신의 경험을 전해주고 얘기를 나누어서 놀라운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에선 벌써 588개 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영국에서도 지난해에만 80개 학교가 함께하는 등 참여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강사들의 얘기를 포함시켜 펴낸 ‘왜 용서해야 하는가’(옮긴이 원마루· 포이에마 펴냄)라는 책이다. 이 책엔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용서한 이들이 나온다. 순찰 중에 총을 맞아 장애인이 된 스티븐 맥도널드는 범인인 흑인소년을 용서한 뒤 “척추에 박힌 총알보다 가슴 속에 자라는 복수심이 더 끔찍했다”고 고백했다.

또 세계적인 뮤지션인 ‘장폴삼푸투’는 1994년 90일 사이에 100만 명이 죽은 르완다 대학살 때 부모와 세형제와 누이를 동시에 잃고 고통을 이기지 못해 알코올과 마약에 손을 대며 감옥을 드나들었다. 그는 오랜 분노 끝에 “늘 끌어안고 있는 두려움과 분노가 나를 죽이는 진짜 적이다”는 것을 깨닫고 용서를 택했다.

우리가 분노를 품고 다니는 것이 잘못된 일이다. 아마도 매일 용서를 실천하는 일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잘 아는 사람을 향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다뤄야 한다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용서는 그리스도의 명령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삶과 관계 속에서 깨어진 모든 것을 회복시키는 중요한 열쇠다.

증오를 증오로 갚으면 증오만 더 증식시킬 뿐이며, 어둠으로 어둠을 몰아낼 수 없다. 오직 사랑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미움은 미움을, 폭력은 폭력을, 그리고 가혹함은 가혹함을 낳는다. 마치 구덩이 밑으로 끝없이 추락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랑만이 오직 적을 친구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 미움에 미움으로 맞서서는 절대 적을 없애지 못한다. 적의를 없앰으로써 적을 없앨 수 있다.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분노를 없애고 사랑하고 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내가 행복해야 주변사람도 더불어 행복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바이러스다. "행복은 향수와 같다. 자신에게 먼저 뿌리지 않고서는 남에게 발할 수 없다."

그러기위해서는 버려야할 마음과 지켜야할 마음이 있다. 버려야 할 5가지 마음은 의심(疑心) 소심(小心) 변심(變心) 교심(驕心) 원심(怨心)이다.

지켜야 할 6가지 마음은 믿음을 갖고 믿음으로 사람을 상대하는 신심(信心),세상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여유로운 큰마음인 대심(大心)이다. 늘 같은 마음을 갖고 같은 생각을 갖는 동무 같은 마음의 동심(同心)과 매사에 겸손한 마음을 갖고 나보다 부족한 사람에게도 겸손하게 처신하는 마음, 겸심(謙心)이다. 또 항상 칭찬하는 마음을 갖고 좋은 점만 칭찬할 줄 아는 칭심(稱心),함께 행동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생활하고 실천하는 행동하는 행심(行心)이 우리가 지켜야할 덕목이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지금 상대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마음의 전달을 행동으로 옮기고 상대에게 마음의 선물을 합시다. 우리가 먼저 좋은 생각을 하면, 그 생각을 감정과 느낌으로 자신과 주변에 에너지를 변화시키는 Power(奇蹟)가 일어난다.

“진실로 시간이 귀한 줄을 아는 현명한 자는 용서함에 있어 지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용서하지 못하는 불필요한 고통으로 말미암아 헛된 허비하지 않기 때문이다.”<Samuel John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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