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지난 4일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사업 설명회'가 열린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은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들어찼다. 참석인원이 대략 700여명이란 게 관계자의 말. 김미경 은평구청장을 비롯해 구청공무원, 성흠제 서울시의원, 문규주 은평구의원 등 구의원 다수와 관계자들이 함께 했다.

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오후 4시, 설명회는 정승욱 자원순환과장의 사업개요 보고회로 시작됐고, 20여분 남짓 지났을 때 뒷자리에서 소동이 일어났다. ‘쓰레기장 결사반대’라는 현수막이 2층 난간에 내걸리고 5,60여명의 주민들이 건립 반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때맞춰 터져 나온 “삑삑”대는 호각소리가 사업설명회장을 삼키면서 진행자의 마이크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몇 차례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설명회를 마치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있으니 그때 알고 싶거나 궁금한 점을 말해달라"고 안내했으나 그 역시 별 호응을 얻지 못했다.

설명을 맡은 구청공무원은 "이번에 개최하는 주민설명회는 법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주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여러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업설명회를 하는 것이니 들어봐 달라“고 간곡히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부분 지하화에서 완전 지하화로 변경하는 것의 타당성 조사를 끝내고 그 내용을 설명하는 시간인 만큼 우선 말을 들어달라”고 재차 말했다. 수차례 당부와 하소연이 거듭되면서 좌중은 차츰 진정돼가는 양상을 보였다.

한 때 주민들 간에 찬반으로 갈라진 설명회장은 상대방을 향해 험한 말이 오가기도 했다. “설명을 들어보자”라는 측과 “아예 들을 필요 없으니 쓰레기장이나 치워라”는 측과의 몸싸움도 벌어졌다. 대다수의 주민은 시끄럽게 불어대는 호각소리에 양손으로 귀를 막으면서도 질서를 지키려고 했다.

구청공무원은 "완전 지하화로 시설형태가 변경된 만큼 지상 시설에 비해 악취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며 "내부 시설의 공기 압력을 지상보다 낮춰 공기 흐름을 제어하고 시설 진·출입부에 이중 차단문, 에어커튼, 스피드 도어 등을 설치해 악취 유출을 막을 계획"이라고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주민의 말에 성심껏 답변했다.

설명회를 못마땅해 하는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선동적인 말도 나왔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백지화투쟁위원회의 한 회원은 “사람이 죽었는데도 태연히 설명회를 할 것이냐?”라며 소란을 피웠으나 사실과 달랐다. 한켠에서는 "고양시 주민이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는 말이 들렸다.

한 주민은 노골적으로 “센터 건립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쓰레기장을 짓지 말라는 게 아니라 왜 진관동에 짓느냐는 것이다. 님비현상으로 몰지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구청공무원은 건립의 타당성을 들어 설명하면서, 주거지역이라는 점을 중차대하게 여기고 최대한 안전하면서도 환경 유해가 없는 광역자원순환센터를 건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청직원들은 격한 질문에도 차분한 어조로 답변하며 성심성의껏 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으나 1시간여가 지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었다. 항의가 줄어들고 진행자의 말을 들으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한 주민은 “진관동 주민으로 설명회를 들으러왔는데 호각소리 때문에 못 들었다. 이런 행위들이 법에 저촉이 안 되는지 궁금하다”며 “반드시 센터를 건립해야 할 상황이니 구청에서는 온힘을 다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미경 구청장은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은 도시기능 유지에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최적의 설계와 시공으로 주민 불편사항이 없도록 시행할 계획"이라며 “시작 단계부터 주민여러분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으니 믿고 도와달다”고 말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사업 설명회는 2시간을 넘기면서까지 진행됐다. 119구급차와 경찰 병력 등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으나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수라장으로 끝날 것 같던 설명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특히 구청직원들의 차분한 대응력과 지혜로운 수고가 이룬 성과라고 보여졌다. 구청직원들은 센터를 건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차분히 설명하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 구청직원은 개인적으로 반대 주민 곁으로가 이해를 구하는 진정성도 보였다.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는 인식이 공감대를 이뤄가면서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모두가 이긴 싸움이었다. 최소한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도 대의에 의한 결단을 내린 진관동 지역 거주민, 더 나아가 참고 견디며 은평구의 발전을 염원하는 구민 모두가 오늘의 승자(勝者)임이 확연히 드러났다.

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사업 설명회는 700여명이 자리를 메운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김수연 기자 사진
참석자들이 구청공무원의 사업개요 및 경과보고를 듣고 있다
참석자들이 구청공무원의 사업개요 및 경과보고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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