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설명회 시작 전 장내 모습  
사업설명회 시작 전 장내 모습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지난 4일 은평구민체육센터 대체육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사업설명회'의 파행 진행에 이어 27일 오후 3시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사업설명회는 10여분 만에 무산됐다.

앞서 행사 시작 15분 전인 오후 2시45분경부터 행사장 안에 있던 은백투(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백지화투쟁위원회) 회원들의 건립반대 시위는 행사가 시작되고서도 계속됐고, 결국 국민의례만 마친 상태에서 "더 이상 설명회를 속개할 수 없다"라는 은평구청 측의 폐회 선언으로 끝나고 말았다.

설명회가 중단되자 은백투 회원들의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으나 이 과정에서 찬•반 주민 측과 은백투회원•안전요원들 간의 몸싸움으로 은백투 회원(여성, 40대 후반)이 119구급대원의 들것에 실려 나가기도 했다.

김 모 고양시의원(오른쪽 4번째 등떠밀린 사람)과 측근이 단상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 모 고양시의원(오른쪽 4번째 등떠밀린 사람)과 측근이 단상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편, 은백투 회원들 사이에서 반대 구호를 외치던 김 모 고양시의원은 돌연 안전요원들의 저지를 뿌리치고 단상에 난입했고, 김 모 고양시의원 측은 단상에서 "쓰레기장 절대반대!", "은평구청장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선창하며 좌중을 이끌기도 했다.

이튿날, 김 모 고양시의원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은백투 회원들과는 주민 입장에서 공유하고 있는 관계“라면서 "고양시가 더 이상 서울시의 뒤처리장이 돼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폐기물 쪽에 잘 알고 있는데, 은평구청 측의 설명은 맞지 않고 나중에 혐오시설이라는 진실이 다 밝혀질 텐데, 그래서 막을 수밖에 없다"는 식의 주장을 이었다.

대화 중에 삼송리에서 살고 있다고 밝힌 김 모 고양시의원은 쓰레기장 추진계획이 백지화 될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고양시의원의 일련의 행위에 대해 복수이상의 은평구민들은 "왜 고양시의원이 은평구에 와서 설명회를 좌지우지하며 반대쪽 사람들을 선동하느냐?", "은평구청과 은평구의회는 무엇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방치해 은평구민들이 안전하게 살 권리를 뺏기게 하는지 분통 터진다"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의 '시위용품 반입금지' 공지문
행사장 입구의 '시위용품 반입금지' 공지문

이날, 한 은백투 회원(여, 30대중반)은 흔들고 있던 현수막을 현장에서 취재 중인 기자 얼굴에 들이대며 취재를 방해하기도 했다. 위기의식에 얼굴과 시선을 반대쪽으로 돌리자 또다시 현수막을 들이밀며 눈앞에서 흔들면서 급기야 기자의 얼굴을 휴대폰 동영상으로 찍기까지 했다.

행사 시작 10여분 만에 끝난 이날 설명회는 은백투와 구청 측의 골 깊은 불신과 주민들의 진영논리만을 확인한 셈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사업 설명회가 무산된데 따른 양측의 '책임 공방'이 따랐다. 은백투 측은 "조끼를 입은 구청 측 사람들이 고의로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것을 막아 우리를 감정적으로 분노하게 했다"는 식인데 반해, 은평구청 측은 "안전을 고려해 시위용품 반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조치 였다"는 주장을 폈다.

양측의 주장을 뒷받침 하듯이 행사장 입구에는 '피켓 현수막 등 시위용품 반입을 금합니다'라는 공지가 나붙어 있었고… 행사장 안은 꽹과리와 호각 소리, '북한산 큰 쓰레기장 건립반대' 대형 현수막이 난무했다.

행사장의 김미경 구청장(앞줄 오른쪽 2번째)과 이연옥 은평구의회 의장(맨 오른쪽)
행사장의 김미경 구청장(앞줄 오른쪽 2번째)과 이연옥 은평구의회 의장(맨 오른쪽)

오후 3시40분께 구청 측이 철수하고 조명이 거의 꺼진 은평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는 은백투 회원들이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었다. "일단 철수한 구청 측에서 다시 기습적으로 설명회를 진행할지 모른다"라는 말이 그들 사이에서 나왔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은백투 측에서 먼저 서업설명회를 하자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해놓고 고의로 설명회를 망치게 한 것은 아무리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도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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