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선순 할머니가 ‘따뜻한 겨울나기 유공구민 표창’을 전달받고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장선순 할머니가 ‘따뜻한 겨울나기 유공구민 표창’을 전달받고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다

[서울복지신문=우미자 기자] 장선순(79세) 할머니는 2015년부터 연말이면 성북구 월곡1동(동장 서경택) 주민센터를 찾았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라면서 자그마한 봉투하나를 내 놓았다. 2015년 72,970원, 2016년 106,260원, 2017년 82,710원, 2018년 381,180, 합계 643,120원이다. 이 금액은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장선순 할머니의 형편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결코 적지 않은 금액임을 알 수 있다.

“저도 어렸을 때부터 배고픈 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해마다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월곡1동 장선순 할머니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한 내용이다.

장선순 할머니는 지난 16일 성북구청에서 열린 ‘2019년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 유공구민 표창식에 몸이 불편해서 참석하지 못했다. 그래서 월곡1동 주민센터에서 꽃다발과 함께 표창장을 전달하기 위해 할머니 댁을 직접 찾았다. 그런데 할머니댁 마당에 들어선 순간 월곡1동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마당에는 폐지, 알루미늄캔, 플라스틱 등 온갖 재활용품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장선순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지하철 택배로 벌어오는 수입과 기초연금 40만원으로 생활하신다. 그래서 남을 도울 형편은 되지 않았기에 짬짬이 시간을 내어 할머니가 재활용품 등 고물을 모아오면 할아버지가 리어카에 고물을 실어 파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수입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 놓으신 거라고 한다.

서경택 월곡1동장은 장선순 할머니를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의 유공구민으로 추천한 이유에 대해 “몸도 불편하시고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재활용품을 모아 불우이웃을 돕는 장선순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기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승로 구청장은 “장선순 할머니의 선행을 듣고 자연스레 옷깃을 여미게 되었다”며 “기부는 정부가 꼼꼼하게 챙기지 못하는 틈새를 메워주는 대한민국의 소중한 사회적 자본이기에 성북구에서도 소액다수 기부문화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으로 성북구에서 모금한 성금과 성품은 1,190건, 16억 3,800만 원으로 전년에 비해 건수는 20%, 금액은 42% 늘어나 예년에 비해 따뜻한 성북 공동체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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