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울/ 서울복지신문 보도국 취재팀장
김한울/ 서울복지신문 보도국 취재팀장

[서울복지신문] 지난 5일 강동구 외할머니 집에 방문했던 외사촌 지간의 4살 아동 2명, 7살 아동 1명이 화재로 인해 숨졌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고덕동 4층짜리 상가주택 3층에서 불이 나 20분 만에 진화됐으나 4살 남자 아이는 현장에서 사망했고 나머지 아이들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살아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른이 집을 비운 사이 현관 쪽 켜뒀던 전기난로에서 시작된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일부러 아이들만 두고 나간 것은 아니었겠지만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자신들의 위험을 감지하고 대처하기에는 너무나도 어린 아이들이었다. 어른이 집을 비운 시간은 불과 20분,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안타까운 생명 셋을 잃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시국이 어지러운 이 때, 안타깝게 죽어간 아이들의 뉴스는 잠깐 경각심을 주고는 이내 매스컴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묻고 싶다. 왜 아이들만 두고 문 밖을 나섰는지에 대해 말이다.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아이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에 대부분은 집 안에서 벌어진다. 2013년과 15년 사이 발생한 사고 7만7천여 건 중 69.7%가 거주지에서 생겼다. 아이가 가장 많이 다치는 장소는 방과 거실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부엌과 마당, 욕실과 화장실 순이다.

어른들에게는 집만큼 안전한 곳이 없지만,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위험천만한 곳임을 인지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과 변수를 감지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계속해서 생기는 사건 사고를 방치하는 무능한 어른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국의 경우 아이를 혼자 집에 두었을 경우 별다른 사고가 없었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다. 캐나다 또한 캐나다도 13개주 가운데 3개주가 가정 내 아동 방치를 금지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뚜렷한 법적 근거도, 조항도 없다. 반드시 개선해야 할 문제 중에 하나다.

대부분의 사고는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아마 비극을 맞은 이 사건의 어른들 또한 ‘설마 잠깐인데 별일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집을 비웠을지 모른다. 하지만 절대 아이를 집 안에 혼자 둬서는 안 된다. 어른들의 안일한 생각이 안타까운 생명을 이처럼 앗아갈 수 있음을,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길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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