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랑받는 존재’다. 모든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그 사랑을 이뤄가며 한 평생 살아간다. 어린아이였을 땐 부모의 사랑을 받고 자라며 성장을 거듭하면서는 친구와 연인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공동체 안에서 인격과 사랑의 완성을 이뤄간다.

우주의 중심에 ‘사랑’이 없다면 이 세상은 각박해져서 살기 힘든 상황으로 뒤바뀔 수밖에 없다. 성경에도 믿음과 사랑과 소망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며, 삶과 사람의 관계 속에 사랑의 중요성을 정의하고 있다. 사랑이 없이는 삶의 존재 자체를 인정받기가 어려워진다.

안타까운 것은 서로가 사랑을 한다면서도 정작 서로를 모르는 경우가 있다. 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용서한다면서도 상대에 대해선 알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하게 된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니 나도 사랑한다는 식이라고 할까. 아니면 사랑할 가치가 있어 사랑하게 됐다는 정도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톨스토이는 ‘악기 연주하는 법을 배우 듯 사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오직 사랑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에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하며, 가장 중요한 일은 나와 인연 맺은 모든 이들을 사랑하는 일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상대를 모르면서 하는 사랑은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을 관습적으로 해석하고 편의에 따라 처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랑은 단지 어떠한 결과를 얻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목적과 뜻이 있는 사랑은 참 가치의 사랑이 아니며 조건 반사적인 사랑은 자칫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도 된다.

간혹 사랑하는 이의 주변에 대해서 아는 것만으로 당사자를 안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숲만 보고 나무의 종류가 어떤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과 다름 아니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내면을 알 때 가능하게 되고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 깊이 있는 사랑을 하게 된다. 사랑을 하면서도 상대의 진심을 알지 못하면 형식적이고 겉치레적인 ‘허공을 잡는 사랑’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사랑을 할까. 비결은 상대를 직관적으로 아는 것, 즉 깊이 있는 앎에 있으며 그것은 내 안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먼저 내어줌으로써 가능해진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문을 활짝 열 때 상대 역시 자연스럽게 문을 열게 된다. 내가 먼저 이해하고 내가 먼저 사랑해야 한다. 진실과 진심으로 대하는 데 그 자체를 외면할 사람이 있겠는가.

사랑은 받기보다 먼저 주는 것이니 정녕 사랑한다면 기꺼이 나 자신을 내어줘야 한다. 그리고 깊이 알고 더 알아가야 한다.

사랑한다면 상대에게 깊이 빠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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