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을 통해 스타트업이라며 자신의 기업을 홍보하는 혜민스님의 모습
방송을 통해 스타트업이라며 자신의 기업을 홍보하는 혜민스님의 모습

[서울복지신문]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승려 혜민의 논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에게 불명예스러운 '풀소유'라는 별명도 생겼다. 불교가 그동안 강조해 온 '무소유'의 삶과 모순되는 혜민의 일상이 대중에게 공개됐기 때문이다. 

3억 7천만 원 가치의 고급 승용차를 소유하고, 남산이 보이는 단독주택에 살며 현재는 고가의 전자기기를 만들고 명상을 돕는 스마트폰 앱 제작 업체의 대표로서 출퇴근을 하는 삶이 우리가 생각했던 스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고 낯설다. 

필자 역시 혜민이 쓴 글을 읽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안을 누렸던 경험이 있다. 그가 가르쳐온 '비우는 것이 때로는 많이 채우는 것임을 깨닫게 된 순간'에도, '경쟁하지 않는 삶이 주는 무한한 평온함'을 체험했던 적도 있었다. 비록 종교는 다르지만 그가 해온 마음 수양에 대한 결과물이 진심으로 위로가 됐다. 

혜민은 종종 글을 통해, 마음치유콘서트를 통해 빈곤한 자를 위로했고, 취직에 힘들어 하는 청년을 안아주었으며, 과거의 실패로 인해 좌절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친구가 되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가진 것이 많은 혜민의 모습을 본 대중은 기만 당했다는 분노가 끌어오르기 충분하다.

한편 이번 논란을 지켜보면서 든 의문 하나. '과연 승려기에 진정 아무 것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인가'하는 것과 '위로라는 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끼리 주고 받는 것인가'하는 것이다.

혜민은 많은 것을 가졌으나 반대로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사람일 수 있지 않나. 현물의 가치로 보면 물론 상상하기 힘든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진 자겠지만, 그의 내면은 그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욕심없이 사는 사람일 수 있지 않을까. 진정 모순일까. 

또 혜민을 한쪽으로만 치우쳐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당신이 뭘 알아, 한 번이라도 나와 같은 삶을 산 적이 있어? 나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 아니야?"하고 벽을 세우며 몰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어쨌든 그는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 그 이상이었고, 대단한 인기와 무한한 신뢰를 받았던 사람으로서 국민들이 느낄 이질감과 받아들일 수 없는 간극을 예상했어야 했다. 그것은 완벽한 기만이 맞다. 적어도 언행일치는 돼야 했다. 아무리 그의 마음과 정신이 깔끔하고 깨끗한 집을 연상케 하더라도 실제고 그는 가진 것이 많은 건물주 승려기 때문이다. 대중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현재 그는 SNS을 통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습니다.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 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습니다"는 입장을 표명한 뒤 묵묵부답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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