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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의 재해석] 나를 왜곡하는 사람들내가 있어야 할 무리는 어디일까
최충일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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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09  14: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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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충일 사회복지사

[서울복지신문] "언제부터 그렇게 되셨나요", "어떻게 일하세요?", "이 휠체어는 얼마인가요?" 누군가는 내게 처음이자 마지막의 질문이겠지만, 나는 수백번 귀가 닳도록 듣고 대답해야 하는 말이다.

저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한 표정을 짓다 결국 터져 나오는 저런 질문들. 일상이 피곤하고, 눈이 침침해도 그 사람의 표정만 보면 어떤 호기심일지, 감정일지가 느껴진다. 그리고 나 또한 습관처럼 늘 같은 답변을 되풀이한다.

오랜 시간 노력 끝에 휠체어를 타고 주변의 도움으로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되고, 내 존재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됐지만 그들의 시선에서는 아직도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휠체어 리프트 소리와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화장실, 휘황찬란한 현수막을 걸어놓고 시행하는 후원금 전달식 등은 여전히 자존감에 상처를 낸다.

장애인을 앞에 놓고 구원 이후에는 완전한 육체로 살 수 있을거라 설교하는 종교인이나 방송에 나와 "내가 너를 걷게 하겠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말 역시 내 존재의 가치를 미래의 구원에 맡겨야 한다는 의미나 다름없이 느껴져 침울한 열등감에 젖어 들도록 한다.

우리는 장애와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와 질병의 경험을 통해 마주할 건강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누구라도 질병에 노출되며 노인이 되면 결국 '장애'라고 공인될 정도의 몸 상태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진정으로 편견이니, 인식개선이니 하는 것은 장애나 비장애나 경계가 없음을 뜻하는 것. 대부분 사회적 책임이라며 장애인을 ‘보호’하겠다고 하는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선은 더욱 진하게 자리 잡는 듯하다.

필자는 랩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부류 혹은 환경)을 만나면서부터 중증의 장애나 유약한 몸을 가졌다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가 많다. 필자 역시 자유를 지향하는 사람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러한 자유를 위해 나의 욕망을 과감히 표출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만약 사회가 배려와 눈물과 사랑으로만 필자를 대했다면 마흔이 되어서도 누군가의 눈물과 사랑으로만 생존을 이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사회적 연대는 달랐다.

다양한 협력을 바탕으로 ‘지체 2급 장애인’이 아닌 ‘랩도 하며 휠체어를 탄 최충일’로서 무대 위 주연이 돼 공연을 이끌었고 그 과정은 잠재된 가능성과 욕망을 깨닫게 한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진정으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물고 편견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교류도 없는 세계를 열어두고 그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랩이 될 수도, 그림이나 악기, 글쓰기 등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리고 사회적 연대의 역할은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이끌어주고 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충일 사회복지사는 지성이의 아버지로, 인권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은 래퍼다. 지난 2009년 방영된 SBS '스타킹'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내에서 가장 빠르고 정확한 랩을 구사하는 '아웃사이더'와 함께 프리스타일 랩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 현재는 우리사회 장애인의 희로애락을 담은 본격 리얼 토크쇼 '수다장인'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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