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설민, 의학박사,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남궁설민, 의학박사,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갑자기 피곤해지고 식욕이 떨어지면서 자꾸 졸음이 쏟아져 노곤해지기 쉽다.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고 짜증만 나다보니 ‘혹시 나쁜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도 생긴다. 이런 현상은 따뜻해진 외부환경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는 과정으로 춘곤증의 대표적인 징후다. 춘곤증은 겨울철에 맞춰 있던 신체가 봄 날씨에 적응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기도 하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피로감이나 졸음, 집중력 저하,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등을 호소한다. 충분히 잠을 자도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지고 학업이나 업무 능률이 오르지 않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춘곤증의 원인으로는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겨우내 고갈되면서 부족해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근육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물질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은 오히려 봄이 되면 겨울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가량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입맛이 없어 섭취에 소홀해지기 쉬운 때인데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돼 식사 후 위장에 혈류가 몰려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 부족으로 더욱 졸음이 쏟아진다.

그렇다고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울 경우 비타민 C와 티아민이 결핍돼 춘곤증은 더욱 심해지게 될 것이다. 식욕까지 떨어지면서 두통, 불면증, 현기증, 눈의 피로까지 겹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종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춘곤증을 몰아내는 첫 번째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춘곤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신체적응의 일시적 혼란상태다. 따라서 빠른 적응을 위해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 7∼8시간의 숙면이 필요한데 침실 온도는 평균 25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 조절도 춘곤증 극복에 꼭 필요하다. 아침은 반드시 먹도록 한다. 아침을 거르면 에너지가 부족해 오전 내내 졸기 십상이다. 점심은 가능한 한 적게 먹는 것이 좋은데 과식은 뇌로 가는 혈액량, 즉 산소공급량을 줄여 졸음을 부르기 때문이다.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봄에는 제철 음식이 최고다. 제철 음식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춘곤증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냉이나 달래, 쑥 같은 봄나물이나 딸기·감귤류 등의 과일을 먹으면 좋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의 균형과 더불어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아침을 거르면 점심 때 과식하기 쉬워 식곤증이 올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

춘곤증은 대개 3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증상이 사라지는데, 그러지 않는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피로 외에 체중 감소나 식욕부진 등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른 질병이 있는지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피곤하고 나른한 증상을 무작정 계절 탓으로 돌리다가 감춰진 질병까지 놓칠 수 있으니 일에 쫓겨 돌보지 못한 몸을 한번쯤 점검해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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