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서울복지신문] 인류사에 있어 사회복지가 대세입니다. 가깝게 우리의 주변을 둘러봐도 그렇고, 복지의 적용여하에 따라 국민의 삶과 질이 판이하게 달라집니다. 우리에게 있어 사회복지는 이제 생활이 됐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근·현대 한국사회는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한국전쟁의 혼란을 겪으면서 사회적 기반이 무너진 상상하기도 어려운 폐허 곳에서 사회경제적인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그 어려웠던 시기에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도, 그들을 책임질 여력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고 어려웠던 시기에 뜻있는 종교계, 기업, 개인, 자선사업가들이 전 재산을 사회에 헌사 하여 민간단체(사회복지법인)를 만들어 전쟁 고아 등 삶이 피폐해진 사람들을 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여 헌신적인 노력으로 그들을 책임지고 돌봐 온 것입니다. 이것이 한국사회복지의 시작입니다.

정부는 1970년대에 접어들어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경제성장을 이루고 나서야 겨우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사회복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 무렵 국가가 사회복지사업법을 제정하면서 민간단체가 제도권 하에서 시설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을 받기에 이르렀습니다. 비로소 사회복지법인이 제도권에서 사회복지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사회복지법인은 198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치면서 급속하게 늘어난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왔습니다. 또한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저출산과 고령화롤 나타난 돌봄의 문제와 저성장과 경제악화 속에서 불거진 신(新) 빈곤의 문제, 그리고 모든 세대에 걸쳐 다양해지고 더 고도화되는 국민의 생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며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이렇듯 사회복지법인은 어렵고 힘든 가운데서도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사회적 약자를 돌보며 법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해왔기에 사회복지의 발전뿐 아니라 우리 사회를 성장시키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이와같이 한국 사회복지문제를 해결하는 책임과 의무만 주어질 뿐, 미래상을 논의하는 국가의 진정한 파트너로서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문제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복지현안의 공공성에 대한 담론이 무성할 때도 사회복지법인의 공공성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서비스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법인의 자율성은 오히려 제한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사회복지는 국민 모두의 보편적 복지를 추구합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장 인간답고 자기다운 삶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시민, 사회단체, 기업 등 다양한 단체가 서로 협력하여 함께 만들어가야 하며, 그 중심에 사회복지문제를 최일선에서 해결하여 이끌어온 사회복지법인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복지법인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자산이며 자본입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 축적해온 노하우와 사회적 가치의 중요성은 간과될 수 없습니다. 사회복지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가치와 정체성을 회복하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복지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서울의 300여 사회복지법인이 단합하여 한 목소리로 복지국가를 실현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서울시사회복지법인연합회 창립에 뜻을 모은 21개 사회복지법인 대표들의 창립취지문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부분발췌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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