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리리 서대문구의회 의원 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사, 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양리리 서대문구의회 의원 전)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사, 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서울복지신문] 저가스마트폰을 주로 쓰던 내가 얼마 전 거금을 들여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최근 대표연구의원으로 있는 연구단체 지식정보연구회에서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구의원이 지역주민에게 효율적인 봉사를 하고자 ‘지역사회와 스마트워크’란 주제로 교육을 기획·진행했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최재붕 저)’란 책을 읽고 난 후 변화이다.

스마트폰 알람소리에 깨어나 일정과 날씨를 확인하고, 주요 기사를 검색하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카톡과 기타 메신저로 업무처리와 소통을 하고, 미팅장소를 검색해서 소요시간과 주차여부를 확인한다. 00페이로 값을 지불하고 모바일뱅킹으로 은행업무를 처리한다. 아이들의 학교소식이 e알리미로 오고, 방과 후 아이들 안부도 스마트폰으로 확인한다. 유투브로 음악도 듣고 세계적 석학의 강의를 듣는다. 배달앱으로 식사를 주문해 먹는다. 걸음수와 소비칼로리 확인으로 건강관리 하고, 00마켓과 00쇼핑에서 쇼핑한다. 온종일 스마트폰이 손에서 떠나지 않는다.

2015년 3월 영국의 대표 대중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문명 시대가 왔다고 했다.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 ‘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라 한다. 2007년 출시한 아이폰을 인류는 도구로 사용했다. 지금은 스마트폰이 세상을 재편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의 등장으로 은행지점들이 폐쇄되고, 보험아줌마가 팔던 보험이 모바일 다이렉트로 변화되어 일자리가 없어졌다. 지점과 직원이 없는 금융이다. 금융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2년 새 대형마트 19개가 폐쇄되었지만, 온라인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 백화점들은 매장 절반을 폐쇄했다. 카드결재금액 절반이 모바일쇼핑에서 나온다. 아마존이 유통강자가 되었다. 유통혁명이다. 대형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은 큰 폭의 적자를 보고 있는데,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TV를 켜고 신문을 펼쳐서 보는 과정이 생략됐다. 언론권력이 약화되고 있다. 언론광고가 시청자에 의해 플랫폼으로 재편됐다. 미디어혁명이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가 빠르게 공개되고 유통되면서 독점적 권력이 약화되고, 그 권력이 개개인에게 이양되어 가고 있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도록 삶이 송두리째 변화되고 있다. 생각을 포노사피엔스를 기준으로 근본부터 바꾸어야 하는 상태이다.

포노사피엔스를 위한 경제, 교육, 미디어, 일자리 등 가치기준의 변화가 필요한 문명 교체기에 사회, 문화, 경제는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국민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며,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일을 해야 하는 정치도 변화되고 있을까? 집단보다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이들 MZ세대들이 주인공이 되는 세상에서 정치는 어떤 모습이 되어야 할까? 청년주택, 청년일자리를 이야기하며 MZ세대의 지지를 얻고자 하지만 과연 정치는 사고기준과 체계부터 다른 이들을 알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 정치는 어떤 아젠다를 제시하며 지원하고 있는지. 현직 구의원으로 보궐시장선거를 치루면서 세상의 변화에 아직도 둔감한 기존 정당정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당의 미래지지자들은 자신의 성공과 부를 과시하는 ‘플렉스’ 문화를 즐기기도 하지만,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소비를 하고 ‘돈쭐내는’ 다양성을 가진 세대다. 정치인이라면 우리 정치가 구태에 빠져 있는 게 아닌지 통렬하게 반성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표지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 포노사피엔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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