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어떠한 성과를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최선을 다했을 때 결과에 구애 받지 않는 그 모습은 더욱 그러합니다.

“성인은 숨어서 남모르게 일한다”고 했습니다.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지요. 이기주의가 만연하고 세상이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주변엔 이타적인 사랑도 적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 일로 인해 얻어지는 성취감에 감사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코로나19와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종사자들이 그렇고, 복지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내기 위해 열정을 쏟는 사회복지 관련 공무원들이 그렇습니다. 또한 이에 버금가는 역할을 감당하며 선행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 공로자’들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역할에 충실하다보면 그로써 사랑이 이웃에 전해지게 됩니다. 안산시 사회복지공무원의 경우 몸이 불편한 홀몸어르신을 친어머니와 같이 성심성의껏 돌보며 사비를 들여 보행기를 선물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였습니다. 얼마 전에는 신정3동 주민센터 복지담당 공무원이 취약계층 국민지원금 지급 관련 계좌확인을 위해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던 중 수상한 낌새를 알아차리고 즉시 달려가 위중한 상황에 있던 50대 독거남의 생명을 구한 일도 있습니다. 이러한 선행이 가능하였던 것은 책임과 역할에 성심껏 임한 보답이며 최선을 다한 결과치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가장 신뢰받는 사람은 아마도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할 때 보람도 있고 더불어 긍지를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어느 환경이나 여건에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값진 일입니다. 할 수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는 것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며, 귀감이 되는 최선의 인계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벤처 기업 투자가 ‘폴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먼저 다른 사람이 당신에게 요구하지 않아도 스스로 일을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기본입니다. 나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내가 무언가를 해내리라는 것은 확실치 않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하리라는 것은 매우 확실하고, 나는 그 느낌을 매우 싫어합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베풀 줄 아는 이들로 인해 우리의 삶은 소망이 있습니다. 아픔을 감싸주고 약자를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이웃들로 인해 아직은 살맛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기대감이 있습니다. 이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엄중한 현실에서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보통 사람들의 경우 자신이 지닌 능력 중 겨우 2%를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소 돋보이는 사람이 3%의 능력을 이용하며 훌륭하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5~6% 정도 밖에 쓰지 않는다니 뜻밖의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는 과학자들이 약 8%를 발휘하지만, 사람이 생사를 다투는 일에 다다르면 무려 24%의 초능력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처신하고 감당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자신의 몫입니다. 기왕에 맡겨진 일이라면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일상을 뛰어넘는 결과를 이끌어 내리라 봅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시도 할 때에 우리의 삶은 활기를 띠고 새로운 의욕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남을 위한 봉사가 결과적으로 나 자신의 행복감으로 되돌아오는 것도 누군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내가 먼저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기 때문일 것입니다. 단번에 무엇을 할 수 없다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하나씩 실천하는 것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나 자신부터 좀 더 역할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최대한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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