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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리리의 This is me - ⑮] ‘마이 유니버스’ 문화다양성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서대문구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 조례 제정을 통해 본 관점의 차이
양리리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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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10.09  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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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는 양리리 의원 

[서울복지신문] “you, you are my universe” 지난 9월 26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와 방탄소년단(BTS)이 공개한 ‘마이 유니버스’ 가사 중 일부다. 이 곡은 국경, 규칙, 성별, 인종, 성적 정체성 등 모든 걸 뛰어 넘어, 하나 된 지구가 되자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이 곡은 10월 첫째 주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구의원 첫 해외연수로 2019년에 캐나다 토론토시청 어르신담당부서를 방문했다. 선진국이라 큰 기대를 했는데, 기대한 만큼 앞선 것은 없었다. 오히려 필자가 IT강국의 장점을 잘 살려 서대문구에서 실시하는 ‘콜, 웹, 톡’사업에 대해 알려주었다. 캐나다 노인복지사례라면서 공원벤치 팔걸이에 대해 설명했다. 어르신들이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기 힘드니 양쪽 팔걸이를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섬세한 복지라 설명했다. 문화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공원을 걷다보면 세 사람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인데. 가운데 팔걸이가 우뚝 솟아있어 두 사람밖에 앉을 수 없는 경우가 있다. 몇 년 전 이런 벤치들이 서울시 곳곳에 등장하기에 불편해서 문의했다. 노숙인이 공원벤치에 누워 잠자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것이란 답을 받았다.

시민이 낸 세금을 캐나다는 복지에 사용한다. 우리나라는 무엇을 위해 사용하는가. 사람을 배제시키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관점은 정치에서 매우 중요하다. 관점에 따라 똑같은 팔걸이가 캐나다에선 사람을 편하게, 우리나라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장애인이자 다문화인 어머니가 계시기에 관심이 항상 장애, 다문화, 여성에게 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 ‘서대문구 여성장애인 양육지원금 지급 조례’, ‘서대문구 장애인 이동기기 수리 지원에 관한 조례’, ‘서대문구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지역서점 활성화 지원 조례’, ‘HeForShe’ 캠페인, 다문화가정 예산증액 등 의정활동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것이었다. 요즘 준비하는 조례는 ‘유니버설 디자인 조례’, ‘보행권 확보 및 보행환경개선에 관한 조례’,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 등이다. 약자와 소수자만을 위한 조례 같지만 우리 모두를 위한 조례이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가 편한 사회에서 다수와 강자는 더 편할 수밖에 없다.

문화다양성의 보호와 증진에 관한 법률(약칭: 문화다양성법)은 국적 · 민족 · 인종 · 종교 · 언어 · 지역 · 성별 · 세대 · 학력 · 정신적 · 신체적 능력 등 문화다양성에 기초한 사회통합과 새로운 문화 창조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다양한 문화 속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배경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함께 잘 살자는 너무나 당연하고 선언적인 정신을 담아 서대문구에서도 문화다양성 보호와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자 했다. 8월 18일 조례안을 제출하였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구 조례에 대해 관심이 없다. 특히 이 조례는‘너와 나의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잘 살자’라는 당연한 내용이라 더욱 그러했다. 오히려 구체적인 실행내용보다 선언적인 정신을 담고 있어 조례심사 때 지적받을까 걱정했다. 8월 19∼25일 입법예고를 했다. 폭언과 욕설과 함께 엄청난 문자폭탄과 전화가 왔다. 하나님나라에서 왜 이슬람을 옹호하려고 하느냐 천벌 받아 죽는다. 왜 게이나 레즈비언이 판치는 세상을 만들려하느냐, 왜 자국민보다 외국인을 위한 조례를 만들려하느냐. 당혹스러웠다. 필자에게 아직 성별은 남성과 여성이고, 종교는 기독교와 불교이다. LGBT와 이슬람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 필자에게 조직적인 폭언문자와 전화는 억울하고 화나게 만들었다. 다문화, 이슬람교, LGBT를 향한 사람들의 폭력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에 분노가 치밀었다. 비록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약자와 소수자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의 권력행사에 나라도 맞서 싸우고 싶었다. 비난을 무시하고 내 소신에 따라 강행하려고 했다. 공천협박도 두렵지 않았다. 반대시위도 두렵지 않았다. 약자와 소수자를 대변하고자 비례의원을 한 것인데, 내가 그들을 저버린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러다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반대하는 사람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해야 되지 않을까. 전화나 문자를 한 분들께 확인해보니 조례제목도 정확히 모르고 내용도 잘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였다. 그냥 어느 사이트 공지를 보고 맹비난을 한 상황이었다. 자세히 설명을 했더니 오히려 머쓱해하고 미안해한다. 직접 만나 이야기하자고 제안했다. 조례 발의 배경과 목적을 말하고 싶었다. 구의회에서 8월 27일 긴급간담회를 했다. 수원에서 작가 1분, 양천구에서 목사 1분, 도봉구 교육단체 2분, 서대문구에서 목사 2분이 참석했다. 서대문구만 적용되는 서대문구 조례제정에 타 지역 분들이 과반수 넘게 참석하고, 종교 편향성이 뚜렷했다. 이슬람, LGBT, 다문화인에 배타성이 높았다. 작은 일을 크게 확대하는 침소봉대 경향도 뚜렷했다. 그분들의 종교적 배경을 감안하고 듣는다면 아주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었다. 고민에 빠졌다. 이미 동료의원들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놨기에 강행한다면 조례는 통과될 가능성이 컸다.

그럼에도 9월 3일 조례를 철회했다. 이 조례의 목적은 모두가 평화롭게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잘 살자다. 이 조례가 강행 통과된다면 평화가 아닌 불화와 혼란을 불러올 것이 빤히 보였다. 조례 목적과 전혀 부합되지 않는 상황이 현실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다만 삶의 지향점과 그 동안 의정활동 정신을 포괄적으로 담을 수 있는 조례이기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전진을 위한 일시후퇴다. 문화다양성 관련 다양한 관점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가 형성되기 바란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관점과 생각이 있다. 다만 힘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크고 빠르게 잘 들린다. 힘없는 사람들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고, 소리내지만 들리지 않는다. 매년 언론사에서 새해 결심을 요청받는다. 필자는 3년째 소성취대(小聲取大)를 적어낸다. 작은 소리도 크게 듣는 사람들이 많아진 세상을 꿈꾸어 본다. 

양리리/ 현)서대문구의회 의원, 현 서대문구인권위원, 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이사, 전)서대문도서관친구들 대표

   
▲ 양리리 의원이 촬영한 캐나다 공원벤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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