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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 만 장애인 편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실효성 희박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의무 설치… “또 다른 장애인 차별 구역 정부가 만들고 있는 셈”
김수정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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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11.23  17: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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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 가능한 한국점자도서관에 설치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출처 한국점자도서관>

[서울복지신문=김수정 기자]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가 지난 18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밝혔다. 장애인들의 무인정보단말기(이하 키오스크)와 모바일앱 이용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규정한다는 내용이 그 골자다.

최근 키오스크는 영화관이나 마트, 음식점, 카페를 비롯해 무인매장에 이르기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무인정보단말기 접근성 지침 국가표준 개정 설명회(2022.4.20) 자료에 따르면 키오스크는 작년 기준 공공 및 민간분야 약 21만 대가 추가된 것으로 추정된다. 

인력의 배치 대신 활용되고 있는 키오스크는 장애인들의 편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다양한 형태로 보급됐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비장애인 체형에 맞도록 설계된 높은 키오스크 화면이 보이지 않아 제대로 읽기조차 어렵다. 또  점자나 이어폰 단자 등 터치스크린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전혀 마련되지 않아 시각·청각 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2008년부터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에 기반한 이 개정안은 ‘키오스크’처럼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당면하는 장애인들의 문제들을 다뤄 발표됐다. 보건복지부 염민섭 장애인정책국장은 “최근 키오스크 및 무인점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번 개정으로 장애인의 일상생활 속 불편이 해소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 내년 1월 28일부터 곧 시행될 예정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단말기 전면에 휠체어를 타고 접근할 수 있는 공간 확보 △시각장애인을 위한 단말기 내 점형 블록 설치 및 음성안내 제공 △수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중계 수단 제공 등 장애인 유형에 따른 불편 사항을 고려한 편의 기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모바일앱을 통한 키오스크 원격제어가 가능한 보조적 수단 등 기기 전면교체 없이도 접근성 확보 조치를 권고했다.

바닥 면적의 합계가 50제곱미터 미만인 소규모 시설의 경우에는 보조적 수단 혹은 상시 지원 인력이 제공되는 경우 정당한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한가지 쟁점을 확인할 수 있는데 소규모 시설의 경우, 언제까지고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로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장애인들이 식당에서 식사 한 끼 하기 위해 갖춰져야 할 당연한 권리를 소규모 시설 사업자들은 지킬 필요가 없다고 법령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준 셈이다. 

또 적용시기도 3단계로 구분해 순차적으로 시행한다. 우선 공공·교육·의료·금융기관·교통시설 등에서는 우선적으로 2024년 1월부터 적용한다. 법 시행은 내년 1월인데 1년이나 유예기간을 줬다. 문화·예술사업자·복지시설·상시100인 이상 사업주 등 민관 기관에는 1년 6개월, 관광사업자·체육시설·상시100인 미만 사업주 등에게는 2025년 1월 28일 시행으로 총 2년이 주어졌다.

법 시행일인 2023년 1월 28일 이전에 키오스크를 설치한 사람에게는 3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기존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쓰다가 2026년 1월 28일까지만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구비해놓더라도 전혀 문제되지 않는 것이다. 얼핏보면 장애인들을 위한 법 개정인듯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허점이 많다.

지난 2017년,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른 ‘관광에서의 차별금지조항’이 마련됐으나 그 시행 시기는 2030년으로 발표했던 그 때의 상황과 오버랩 된다. 해당 법이 시행되는 시기가 마련된 시점으로부터 무려 13년 후라는 사실이 놀랍다. 역시 급속하게 확산되는 키오스크를 장애인들이 어떤 곳에서든 무리없이 사용가능한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지난 6월 국가인권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국회의원과 함께 ‘장애인 무인정보 단말기 접근 및 이용 개선방안 토론회’를 주최했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이승헌 활동가는 “법의 취지를 흔드는 시행령을 만드는 것은 전혀 의미가 없다”며 “또 다른 장애인 차별 구역을 정부가 나서서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시각, 청각, 지체 장애인은 물론 어린이, 노인들도 사용하기 편리한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는 높이조절, 음성·점자·수어 제공, 화면확대, 글과 그림 동시 제공 등이 모두 가능하다”며 “휠체어, 시각, 청각 중 하나를 선택하면 장애 유형 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외형 및 구동 방식을 표준화해 모든 시설에서 의무 설치한다면 장애인 접근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지난 6월 시행령 초안 발표 시, 소상공인들이 바로 키오스크 교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재정당국과 중기부가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했으나 어떠한 예산 투입도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대의 변화는 너무나도 빠르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이들의 시간은 너무나도 느리게 흐른다. 그들을 지켜줄 법의 테두리는 너무 희미하고, 테두리를 색칠하는 속도는 늘 한 박자 느리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과의 정보 격차는 점점 커져가고 디지털 포용 정책에서 마저도 소외되고 있다. ‘약자와의 동행’ 그 길 위, 마지막으로 묻고 싶다.

“우리는 정말 함께 걷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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