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자/ 의학박사, 가정의학과 전문의, 나남여성의원장
남소자/ 의학박사, 가정의학과 전문의, 나남여성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방광염은 전체 여성의 30% 이상이 평생에 한 번씩 겪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 급성 방광염은 신장에서 만들어진 소변이 보관되는 장기인 방광에 감염이 발생한 질환으로 방광 내 세균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여 발생한다. 급성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데 그중에는 부부관계만 하면 방광염에 걸린다는 여성도 적지 않다. 방광염의 원인균은 80%가 대장균인데 성관계 시 깨끗이 씻지 않아서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방광염은 세균이 문제라기보다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문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요도(소변이 나오는 길)가 짧고, 장내 세균이 회음부와 질 입구에 쉽게 증식할 수 있기 때문에 성생활이나 임신 시 세균이 쉽게 방광으로 이동할 수 있다.

성관계를 할 때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그 에너지 소모로 인해 면역력이 다운되어 염증이 생길 경우도 있다.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등 면역력 저하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는 체력 소진의 반증인 만큼 이때는 격한 관계보다 '셀프 러브'로 면역력을 증진하는 게 안정적이다.

흔히 염증이 생기면 염증만 집착하여 염증을 없애려 하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염증이 생기는 근본적인 원인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상적인 예방법으로는 소변을 참지 말고 충동이 있을 때는 바로 화장실에 가는 게 바람직하며 또한 적절한 수분 섭취는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해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질과 항문 주변의 피부는 부드럽게 씻어주는데 거친 비누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한 여성건강을 위해서는 질 부위의 pH는 4.5 이하의 산성이기 때문에 향이 있는 비누나 바디 샤워젤을 자주 사용하면 질의 pH 균형을 깰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타이트한 속옷 및 레깅스와 같은 옷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또한 꽉 끼는 바지나 허리를 조이는 바지를 입지 말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을 때는 허리가 헐렁한 바지를 입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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