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는 일은 흐르는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정도가 아니라 수백만 년 동안 이루어진 진화와 싸우는 일이다. 사람들은 실제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습관’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에 기대어 행동한다. 사람들에게 이성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라는 요구가 효과가 있을까? 장기적으로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선택을 이끄는 습성들을 깨달을 수 있는 환경을 재설계하는 방법이 낫다. 이것이 ‘습관 설계 디자인’이라는 행동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이다. 인간의 뇌가 초당 처리하는 정보량은 1,000만 비트(bit)인 반면 실제로 인식하는 정보량은 50비트에 불과하다. 분석 마비 상태에 빠진 인간에게는 필연적으로 의도와 행동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50비트의 주의 집중력을 더 중요한 곳에서 사용하기 위해 삶의 많은 영역을 습관화한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부주의하고 타성적이다. 당신이야말로 더 나은 행동을 직접 디자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세 가지 지름길은 ⓵집단추종 ⓶손실회피 ⓷현재가치 선호이다.

합리적인 습관 설계 디자인을 위한 7가지 전략을 알아보자. 첫째, 능동적 선택이다. 의도를 바꾸려 들지 말고 단지 선택을 요구해 활성화하라. 사람들에게 시간을 두고 심사숙고한 후에 대안을 선택하도록 하라.

둘째, 자발적 잠금이다. 미래에 직면하게 될 선택을 오늘 미리 결정하게끔 하라. 스스로 마감일 정하기라든지 사전 조치 정하기, 약속 실천 계약서 작성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셋째, 디폴트 셋팅이다. 바람직한 선택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옵트아웃(opt-out)을 제공하라. 바람직한 대안을 기본 대안으로 설정해놓고 하기 싫은 사람만 손을 뗄 수 있도록 하라. 누군가의 50비티의 관심을 당신에게 끌어 올 수 없다면 50비티의 관심이 있을 만한 곳으로 찾아가라. 넷째, 흐름에 올라타라. 눈길을 끌 수 없다면 눈길이 머물만한 곳으로 가라.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함께 가라. 정확한 분석이 없으면 모든 자료는 휴지나 다름이 없다. 그 사람의 주의 집중을 잡아두는 것이 능동적 선택의 핵심이다. 관심의 희소가치를 깨닫고 사람들의 주의와 시선을 소중히 다루라.

다섯째, 리프레이밍이다. 선택 재구성만으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사람들이 대안에 대해 생각하고 반응하는데 사용하는 언어의 틀을 짜라. 장미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해도 달콤한 향기엔 변화가 없다. 상호작용을 단순한 거래가 아닌 더 인간적인 관계로 만들라. 여섯째, 업혀가기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행동의 부산물로 바람직한 행동이 나오게끔 디자인하라. 예를 들면 운동과 오락 등이 있다.

일곱째, 간이화다. 단순하고 쉽게 만들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최상의 전략이다. 최상의 전략은 사람들의 습관 속으로 파고든다. 눈에 보이는게 다가 아니다. 잠시 속도를 늦추게 하라.

습관 설계 디자인의 목표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습관을 리모델링해서 이미 존재하는 좋은 의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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