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복지신문=류선숙 기자] 남대문쪽방촌 주민들에게 겨울 어느 계절보다 춥고 힘들다.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에는 방에 있으면 입에서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다. 집주인이 난방비를 절약하기 위해 기름보일러를 새벽에만 잠깐 틀어주기 때문이다.

매년 겨울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남대문 쪽방촌을 훈훈하게 달구는 이들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바로 전국보일러협회 중구·종로지부장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진근씨와 직원들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들은 매서운 겨울이 오기 전에 일찌감치 쪽방촌 보일러 봉사에 나선다. 일명 쪽방촌을 훈훈하게 만들어드리는‘겨울왕국의 오아시스’활동이다.

이들은 냉방에서 겨울을 나야하는 150명의 남대문쪽방주민들을 대상으로 연탄보일러 13개를 11월 23일부터 27일까지 점검할 예정이다.

이들이 점검하는 연탄보일러를 사용하는 쪽방건물은 기름보일러보다 열기가 더 오래가 좀 더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보일러가 오래되고 부식되어 사용하기 힘든 세대는 한해 한해 겨울이 올때마다 걱정이 태산이다.

이러한 사정을 잘 아는 김진근 회장은 2012년부터 남대문 쪽방촌 건물 하나하나를 둘러보며 보일러 상태를 체크하고 교체가 필요하면 교체 또는 수선을 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거 어르신들의 경우 어디 불편한 곳이 없는지 안부를 묻기도 한다.연탄 보일러는 서울에서 구입할 수 없고 인근 경기도에서 구입해야 한다며 쪽방 주민을 염려하기도 한다.

남대문 쪽방촌에 거주하는 김동석씨(가명, 70대)는 몇 년전에 암수술을 하고 인공항문을 달고 생활하고 있다. 병 특성상 추운 겨울을 나기가 더 어려웠는데 지난해에 봉사단이 보일러를 교체헤준 뒤로는 몸이 훨씬 회복되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실 김진근씨에게는 일년 중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하지만 쪽방촌 분들의 한 평 남짓한 방의 온기를 유지해주는 연탄보일러를 검진해주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한편 2015년 10월말 현재 중구에는 41개 건물에 864개의 쪽방이 있다. 남대문로5가의 남대문경찰서 및 연세세브란스빌딩 뒤편에 692개가 있고, 중림동에 172개가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쪽방촌 주민은 783명으로, 이중 406명이 기초생활수급자다. 65세 이상 독거노인도 247명에 달하고, 장애인만도 149명에 이른다.

이처럼 남대문로5가 쪽방 지역 주민 대부분이 최저 생활층이다. 게다가 일자리가 없으면 노숙인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높아 중구는 지난 2000년부터 남대문지역상담센터 문을 열고 쪽방촌 거주자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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