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달린 성악가’ 이남현 교수가  11일 오후 5시 대학로 이음센터 스튜디오에서 장애인·비장애인 전문아티스트들과 함께 ‘희망다리 콘서트’를 진행한다. 올해로 4회를 맞이하는 이번 콘서트는 이남현 교수의 기획으로 총 6명의 장애인·비장애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다양한 악기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된다.
바퀴달린 성악가 이남현 교수는 세상의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이루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사진
바퀴달린 성악가 이남현 교수는 세상의 편견을 없애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이루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사진

[서울복지신문=장경근 기자] 성악가 이남현을 말할라치면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바퀴달린 성악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러면서도 이 말 안에는 그의 인생 전체가 녹아있다는 것을 곧 알게 한다.

이남현은 척수 손상에 의한 사지마비, 즉 경수 손상을 입어 몸놀림이 자유롭지 못하다.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전남예고에 들어가 성악을 처음 배웠고, 목포대학에서도 성악을 전공하며 성악가로서의 꿈을 탄탄하게 이뤄가던 그가 제대 후인 2004년 여름,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던 중 수영장 벽면에 뒷머리를 부딪치면서 어깨 밑 사지가 마비되는 척수 손상을 입었다.

“평생을 이 몸으로 살아야 하고 더 이상 노래는 불가능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원망한 건 그 때가 처음에요.”

자포자기해야 하는 처지에서 그의 인생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게 된 것은 어느 날 들려온 어린아이들의 해맑은 노랫소리였다.

“그날도 재활병원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러 가던 중에 어린이병동에서 동요를 부르는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듣게 됐어요. 그것은 천상에서 들려오는 노래였고, 그 동요 속에는 장애도 고통도 아무런 슬픔도 담겨있지 않았어요. 그냥 하늘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노래였어요.”

그날 이후 이남현은 새로운 인생, 거듭남으로 인해 얻어진 인생에 눈을 떴고, 존재성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평소 알고 지내던 교수와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노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면서 하소연 했다.

   
▲ 어머니 김춘시 씨는 이남현 교수가 늘 함께 있어 감사하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김수연 기자 사진
   
▲ 이남현 교수의 재활치료를 도와준 서울재활병원(병원장 이지선, 맨 왼쪽)과 서울복지신문 취재팀(장경근 김수연)이 기념 촬영에 임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었을까. ‘폐활량이 일반인의 20∼30% 수준에다 척수신경 손상으로 복식호흡을 할 수 없어 정상적으로 말하는 것조차 힘들 것’이라는 지인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다시 노래의 가닥을 잡아갔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삶을 계속 살아 낼 것입니다. 기회가 닿는 대로 성악 본고장에 가서 수업을 하고 또 장애인 성악가 양성을 위한 학교도 설립했으면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전국을 다니면서 장애인 및 비장애인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2011년 9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2014년 1월에는 KBS1 '강연 100℃'에 출연해 '숨'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어 에세이집 '나는 지금이 좋다(터치북스)'는 책을 펴냈고, 그해 10월에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KBS 교향악단과 Soul Player가 함께하는 제 10회 오케스트라의 신바람'에서 바리톤 김동주와 한무대에 섰다.

이남현은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장애인 최초 공연예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의지의 한국인이다.

이남현 교수의 얼굴에는 한결같은 평화가 있다. 그것은 평강이며 미래에 대한 성공 확신이다      김수연 기자 사진
이남현 교수의 얼굴에는 한결같은 평화가 있다. 그것은 평강이며 미래에 대한 성공 확신이다      김수연 기자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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