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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왕의 세상읽기] 레드 아일랜드에서 핑크 아일랜드로"남북화해에 따른 정치적 종전선언과 통일은 시대의 요청"
권순왕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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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01  16: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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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순왕Qwon Sunwang, 레드아일랜드에서 핑크아일랜드로 from Red island to Pink island, 130.5X193.7cm(좌),130X161.5cm)우), 캔버스에 아크릴, 2015, 스페이스정미소, 문화공간양 기획

[서울복지신문] 지금 한반도는 남북 화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남북 정상은 평양과 백두산 천지에서 한민족의 평화와 번영을 천명했다. 그러나 한반도는 국제적인 문제 특히 북한과 미국과의 오래된 질곡의 역사를 함께하고 있다. 미국진영과 소련진영의 냉전체제는 종식된 지 오래지만 한반도의 분단은 지속되고 있고 특히 북한의 핵개발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첨예한 사안이 되었다. 올해 안에 북한의 지도자는 서울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비핵화 의제는 빠른 속도를 내며 한반도의 국제적 지형을 바꾸고 있다.

위의 작품 <레드아일랜드에서 핑크아일랜드로>는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배와 해방공간의 비극, 한반도 전쟁이라는 역사로부터 출발하며 대한의 장밋빛 번영된 미래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레드아일랜드>는 1947년 3.1절을 기점으로 1948년 4.3일에 일어나 1953년까지의 양민학살과 그 치유과정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해방 후 일본군은 물러갔지만 미군정은 일제 강점기의 한국 관료들을 그대로 이승만정부에 이양하도록 하였다. 제주도에서는 남한단독정부 수립반대하며 민심이 이반되었다. 미군정은 남한을 식민통치 과정에서 제주도를 <레드 아일랜드>라고 명명하였다. 제주도의 학살은 미군정의 비호아래 자행된 우리정부에 의한 양민학살이다.

바야흐로 이념의 시대는 멀어져 흐린 기억으로 다가온다. 한때 빨강색은 공산진영의 색이었고 불온한 색으로 상정되었다. 그러나 벌써 오래된 2002년 월드컵의 붉은 악마 응원단을 생각해보자. 광화문의 붉은색 치우천왕의 깃발을 위시한 이념을 넘어선 국민들의 열정과 환희의 색을 기억해 본다. 지금 우리나라 보수정당 색깔은 빨강색이다. 뒤바뀐 현실인가. 무엇이 이렇게 바뀌어졌을까. 지금은 뒤바뀐 이념의 시대다. 한때 이데올로기의 색인 빨강은 핑크 빛으로 변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것은 분열증이다. 전쟁의 상흔에서 벗어날 즈음, 이념의 시대를 건너올 즈음, 자본의 횡포는 날로 극심해졌다. 그런가하면 그때가 기억되기를 바라는 사람들과 잊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노동자들은 자본을 선망한다고 했던가. 바쁜 사람들의 시대는 뒤를 보지 않고 걸음을 재촉한다. 한반도 전쟁 이후 제주도는 학살의 아픔을 묻은 채 산업화과정에서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그리고 지금 제주도는 자본의 섬으로 이행되었다. 제주는 여러 가지로 핑크빛 판타지의 섬이다.

1945년 전쟁이 끝난 한반도는 광복의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해방공간에서 우리를 남과 북으로 갈라놓았다. 남.북 분단은 대한민국을 섬으로 고립 시켰다. 그 중 남한은 70년 동안 고립된 대륙의 섬나라가 되었다. 한반도는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번영의 시대는 그림자도 길다. 이제 한국은 대륙으로 회귀하려는 거대한 섬이다.

해방공간에서 벌어진 일 중 제주도 4.3은 분단과 냉전 이데올로기가 낳은 비극의 뿌리다. 이것은 제국주의에 의한 분단이 국가주도의 민간인 학살 만행으로 우리 내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아직도 한반도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남북화해에 따른 정치적 종전선언과 통일은 시대의 요청이다.

위 작품은 벽과 떨어져 공중에 설치되었다. 오른쪽에 매달린 캔버스<레드 아일랜드>는 소금과 아크릴물감으로 채색되었다. 이것은 작가가 그리는 과정에서 칼로 찔러 상처를 내는 행위의 반복이다. 이것은 작가 본인이 가하는 가학적 퍼포먼스다. 그리고 캔버스 뒷면에 그 구멍들을 메우는 봉합은 이율배반적인 행위다. 작가가 캔버스에 빨강색 물감을 칠하듯이 우리는 우리의 그들에게 빨강색을 덧씌우고 그들을 찔렀으며 이제야 상처를 메우며 치유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와 그들을 나눈 이분법적인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다. 캔버스는 칼로 구멍이 나 있고 부분적으로 물감으로 막혀있다. 어떤 것들은 화면 앞으로 밀려나와 있다. 캔버스 뒤에서 물감들은 칼로 긁거나 밀어내서 앞으로 나오게 했다. 이념으로 가득 찬 빨강색은 우리 역사에서 한동안 불온하며 고정된 색이었다. <핑크아일랜드>는 왼쪽에 매달아 설치하였다. 이것은 왼쪽의 지성이 자본으로 물든 아이러니의 표상이다. 빨강을 정치적 구호로 쓰던 세력의 레드는 이성적인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레드이데올로기는 더 이상 정치적 구호의 생명력을 잃었다. 이념의 시대를 넘어 번영된 신념의 시대가 우리를 기다린다.

완전한 비핵화의 의제가 남아 있으나 이번 남북한 정상의 만남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향한 열망을 세계인들이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의 상처와 아픔을 성찰하자. 그리고 우리의 문제는 우리 스스로 결정하자. 지금 한국에서의 빨강색은 장미 빛이다. 그러나 현재 자본화된 사회는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계층간의 간격은 새로운 이념을 만들 수 있다. 자본화는 우리를 나와 그들이라는 것으로 분리한다. 분홍의 달콤함은 우리를 분리된 벽으로 호명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자본주의의 불안을 통일과 번영이라는 화두로 풀어보자. 동포들이여 섬나라가 아닌 자주, 평화 통일로 대륙의 한 나라가 되자.

-홍대학교 미술대학 초빙교수 권 순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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