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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 가정폭력 딛고 일어서다적십자,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이주여성에게 주거 및 생계지원
우미자  |  seoulbokji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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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23  15: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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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미니크 씨와 둘째 아이

[서울복지신문=우미자 기자] 도미니크 씨(만 44세/가명)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두 아이를 데리고 여관에서 잠을 잤다. 술 취한 남편이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쳤기 때문이다. 도미니크 씨가 집에서 나가지 않으면 남편은 여지없이 폭력을 휘둘렀다. 두 아이를 지킬 방법이 없었던 그녀는 나가라는 소리를 들을 때 마다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 결혼 직후 시작된 남편의 폭언과 폭력... 아이들을 위해 이혼 선택

18살에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여행 온 도미니크 씨는 한국의 매력에 빠져 인천에 정착했다. 한국 생활이 10년을 넘어서던 때 남편을 만났고, 2004년 결혼해 두 아이를 뒀다. 사실 남편은 결혼 직후부터 술을 마시면 폭언을 하곤 했다. 그러나 술이 깨면 다정한 사람으로 돌아왔기에 도미니크 씨는 가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아이가 태어나면서 마음을 다잡은 듯 보였던 남편은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하면서 폭언을 넘어 폭행까지 행사했다. 도미니크 씨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던 남편을 믿고 싶었다. 그러나 올 초 남편에게 칼로 위협을 당하면서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이혼을 결심하게 됐다. “남편이 ‘이혼은 절대 못해준다.’고 했어요. 남편이 동의하지 않으면 협의 이혼이 어렵잖아요. 소송을 하기도 쉽지 않고요. 어떻게 해야 하나 막막했는데 한 3개월 쯤 지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혼을 해주겠다고 했어요. 그래서 4월에 협의 이혼 신청했고요.”

문제는 주거지였다. 도미니크 씨는 당장에 도움을 요청할 가족도, 친척도 없는데다가 자활근로를 통해 번 돈은 생활비를 쓰고 나면 남지 않아 저축도 어려웠다. 이혼숙려기간 동안 남편의 집에 머물렀지만, 폭력도 계속됐다. 구청의 도움을 받아 쉼터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큰 아이가 거부했다. “큰 아이가 저를 많이 닮아 학교에서 혼혈이라고 따돌림을 당했었어요. 또 따돌림을 당하거나 놀림을 받을까봐 쉼터에 들어가기 싫어했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죠.”

‣ 적십자, 당장의 주거지 마련을 위해 주거 보증금 및 생계비 지원

구청 복지정책과에서는 도미니크 씨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적십자에 도움을 요청했다. 적십자는 도미니크 씨와 두 아이를 위해 주거지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 위기가정 긴급지원 제도를 통해 주거 보증금 500만 원과 생계비 300만 원을 지원했다. “우선 집부터 구했어요. 열심히 돌아다녀서 최대한 월세를 적게 낼 수 있는 지금 집을 구했죠. 더 이상 새벽에 깰 필요가 없으니 큰 아이가 많이 좋아해요. 예전에는 밤중에 경찰에 신고를 할 일이 생기거나, 집 밖으로 쫓겨나거나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일이 없이 편하게 잘 수 있으니까요.”

현재 도미니크 씨는 7월에 합의이혼이 결정돼 서류상 정리를 끝낸 상태다. “양육비는 안 받아요. 어차피 일을 안 해서 줄 돈도 없을거예요. 감사하게도 적십자에서 보증금 외에 생계비도 지원 해 주셔서 그 돈으로 이사도 하고, 당장에 필요한 가구들도 샀어요. 가구는 제가 직접 중고 시장에서 구입했어요.” 도미니크 씨는 직접 구매했다는 옷장을 보여주며 새 것 같은 중고 물품을 구입했다고 활짝 웃었다.

이혼 전부터 자활근로센터에서 전통 매듭 제작 및 판매 일을 하고 있는 도미니크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면 한 달 수입이 80만 원에서 130만 원 정도로 늘어나게 된다. “구청 주무관님 도움을 받아서 SH나 LH 전세임대주택도 신청할 예정이에요. 월세가 안 나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앞으로의 계획을 차근차근 설명하는 도미니크 씨는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갈 준비를 이미 끝낸 듯 보였다.

“적십자에서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이혼절차가 마무리되고 난 뒤에도 갈 곳이 없어 곤란했을거예요. 이렇게 큰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요.” 더 부지런하게 움직이겠다는 도미니크 씨의 얼굴에서 나아질 미래를 향한 기대감이 엿보였다.

대한적십자사는 실직, 질병, 사고, 재해, 범죄피해 등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유지가 어려워진 위기가정이 다시 희망을 찾고 일어설 수 있도록 긴급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조금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지만 사회복지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복지 사각지대의 위기가정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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