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푸트라가 악어의 혀와 인간의 척추로 만들어진 가방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아널드 푸트라가 악어의 혀와 인간의 척추로 만들어진 가방을 들고 홍보하고 있다

[서울복지신문] 지금부터 내가 보도하는 내용 중 허위 사실은 없음을 미리 밝힌다. 아울러 매우 자극적인 내용이 될 수 있으므로 심신미약의 독자는 읽지 않기를 권고한다. 이렇게까지 경고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에 벌어지는 가짜 같은 실화이기도 하고, 인간의 추악함은 이미 입에 담을 수도 없을 만한 사건들로 단련이 됐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독보적으로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어린이의 등뼈로 만든 가방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또 고인의 뼈를 합법적으로 사고파는 사이트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동물의 털과 가죽, 장기 등을 취해 패션의 소재로 활용하는 것도 동물단체의 반발로 줄어드는 추세에 점입가경 인간의 뼈로 가방을 만드는 몰상식함을 눈으로 본다면 과연 믿을 수 있겠는가.

인도네시아 패션 디자이너인 ‘아널드 푸트라’는 2016년 악어의 혀와 인간의 척추뼈로 만든 핸드백을 4050유로(약 540만 원)에 영국의 한 쇼핑몰에서 판매했고 이 사실은 최근에 전 세계적으로 뒤늦게 보도되면서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현재 항의를 받아 판매를 중단하며 진화작업을 하고 있지만 푸트라는 어린이의 뼈는 합법적으로 구입해 사용했으므로 어떠한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공분을 사고 있다.

쇼핑몰에서 판매되던 가방 소개 페이지 중 일부
쇼핑몰에서 판매되던 가방 소개 페이지 중 일부

쇼핑몰에서 판매될 당시 해당 상품에 대한 설명은 이렇게 쓰여 있었다. “아널드 푸트라가 디자인한 100% 악어 혀와 인간 척추 가방은 윤리적으로 입수한 재료로 다층의 패널 구조로 제작됐으며 내추럴한 마감과 독특한 패턴을 자랑한다. 착용자 개개인의 감성을 형상화할 수 있으며 1:1 주문에 따라 꼼꼼하게 수공예로 제작된다”며 “핸드백 본체는 악어의 혀를 여러 개로 이어 붙였으며 손잡이는 어린이 척추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고 보도됐다.

이 가방에 대한 분노한 사람들이 제작 의도를 묻자 푸트라는 “캐나다에서 서류를 갖추고 합법적으로 조달 받았다”며 “인간의 뼈를 활용한 것에 대한 문제가 전혀 없고 사용에도 불편을 주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인사이더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의료업계에 기증된 인간 유골을 취급하는 공식 회사들에서 인간 뼈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어 악어 혀에 대해서도 “악어 고기와 가죽 산업의 부산물일 뿐”이라며 “충분한 재료를 모아서 혀를 평평하게 펴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윤리성 논란이 계속되자 그는 보란 듯이 인스타그램에 조롱성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북한의 김일성군사종합대 앞에서 개털 조끼를 입고 찍은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제가 북한산 개털 조끼를 꺼내 입게 하지 마세요, 실제로는 인간 부산물로 만든 합성수지와 알비노(백색증 환자) 피부로 만든 컬렉션을 준비 중인데, 올해 말에 출시 될지도 모릅니다”고 조롱했다.

캐나다에 있는 ‘스컬 스토어’라는 업체 홈페이지에서 인간 두개골을 1950캐나다달러(약 1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캐나다에 있는 ‘스컬 스토어’라는 업체 홈페이지에서 인간 두개골을 1950캐나다달러(약 17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자 그렇다면 가방에 인간의 척추를 사용하는 것이 정말 합법적일까? 실제로 미국의 일부 주와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는 ‘학술’의 목적으로 인간의 뼈를 판매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되어있지만 그렇다고 용도를 규제해놓은 것은 아니었다.

일부 전문가는 “가방에 쓰인 척추는 의료용 표본으로 쓰이던 것이며 인간의 뼈는 확실하다”고 증언했다. 무섭고 슬픈 일이다.

계속되는 논란에도 푸트라는 SNS 활동을 중단하지 않고 자숙의 기미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반대가 있어야 창의적인 학습 과정도 있지 않겠냐며 신념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명확하게 했다.

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참담한 심정을 금치 못하는 까닭은 인간의 존엄성을 인간 스스로가 파괴하려 든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가져올 심각한 자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악어의 혀도 엽기적이지만 어린이의 척추를 손잡이 삼아 가방에 달아 들고 다니려는 인간들, 그리고 고가에 판매하며 조금도 죄의식을 갖지 않는 사람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이 아찔하다.

죽은 이의 시신은 휴식해야 한다. 누군가의 죽음이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말아야 한다. 모든 생명은 생사와 상관없이 존중받아야 한다. 아무리 요지경 세상이라지만 제발 이해가 가능한 기사를 쓸 수 있는 세상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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