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설민 의학박사,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메디칼럼니스트
남궁설민 의학박사, 남궁설민 파티마의원장. 메디칼럼니스트

[서울복지신문] 방역당국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많은 이들이 다중이용시설을 찾고 있다. 그 중에도 일찍 찾아온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피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올 여름은 그 어느 때보다 무덥다고 하니 주의를 요할 일이다.

한 여름에는 과일이 인기다. 더운 여름에 시원한 수박이 먹고 싶은 것은 몸에 열이 많고 수분이 부족하다는 증거다. 반면에 짭짤한 밑반찬에 손이 가는 것은 땀으로 빠진 나트륨을 보충하겠다는 신호다. 이처럼 우리 몸은 몸에 부족한 영양을 먹고 싶은 식욕으로 표현하는 수가 종종 있다.

그다지 바나나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 문득 바나나가 먹고 싶을 때는 몸에 칼륨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봐야 한다. 생쌀, 특히 물에 불린 날 현미가 맛있게 느껴지면 비타민 B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서양에서는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올리브 열매가 먹고 싶어진다고 하며 또 폐가 안 좋으면 양파처럼 매콤한 것을 찾고 레몬, 키위, 오렌지 같은 과일들이 계속 당기면 간과 담낭의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한다. 중국음식이 못 견디게 당기면 화학조미료 속에 있는 나트륨이 먹고 싶다는 현상이다.

어릴 적에 동네 아이들이 동굴 속에 있는 붉은 흙을 먹는 흙이라며 파먹는 걸 본 기억이 있는데 아마 그 아이들은 가난한 시대에 칼슘 부족에 빠졌던 것이 아닌가 싶다. 칼슘 섭취가 가장 왕성해야 할 성장기 아이들이 치즈를 좋아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이렇게 몸이 요구하는 성분이 식욕을 통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먹고 싶다고 해서 그것이 다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소라는 얘기는 아니다. 소주와 삼겹살을 자주 먹는 사람은 술과 고기의 지방을 즐기고 싶은 것이지 그 성분이 몸에 모자라는 것은 아니다. 심장병 때문에 무염식을 하는 사람이 뭔가 짭짜름한 것을 먹고 싶은 것은 식습관 때문이지 몸을 이롭게 하는 건 아니다. 콜라가 먹고 싶은 것은 카페인 때문이고, 과자에 손이 가는 것은 군것질하는 버릇 때문이다.

이처럼 입은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탐지기도 되지만 필요 없는 것을 통과시키는 책임감 없는 문지기도 될 수 있다. 몸의 반응에 따라 지혜로운 선택이 되도록 몸의 요구에 귀기울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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