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서울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 이적 '당연한 것들' 가사 中'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살지만, 사실은 잊어버리면 안돼는 것들이 많습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든 것들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게 됐습니다. 

가수 이적 씨가 최근에 신보로 내놓은 '당연한 것들'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듣고 나서 말입니다. 멜로디도 훌륭하지만 가사의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입니다. 

함께 손을 잡고, 서로를 껴안아주던 우리에게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거리두기로 사라지게 됐죠. 어쩌면 평범하게 누렸던 문화 생활도, 종교 생활도, 취미 생활도 당연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이 세상에 당연한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당연하게 누렸던 모든 것들의 부재가 너무 크게 다가옵니다. 

예전에 책에서 본 내용이 떠오릅니다. 사막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그 대목에서 상당히 서글펐던 마음이 근래 다시 되살아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어쩌면 현실은 사막같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몸은 거리를 두지만, 마음은 가깝게 하자는 슬로건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도 반성하게 됩니다. 날은 점점 매섭게 추워지는데 소외계층을 방문하던 봉사자들의 발길도 뜸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홀몸어르신들과 학교에 가지 못해 홀로 집을 지키는 아이들,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만날 기회는 거리두기 단계가 올라갈 수록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한 순간인데도 말입니다. 

코로나 펜데믹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이유도 어쩌면 평범하게 누리던 모든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상 대안을 만들지 못했던 이유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안일함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잊어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어떤 그 무엇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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