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김현훈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장

[서울복지신문] 인생은 ‘기다림의 연속’이라고 말을 합니다. 다른 표현으로 인생은 내일에 대한 도전이라 하고 내일을 향한 디딤돌이라고도 합니다. 오늘이 있어 내일을 기대하고 더 나은 내일을 기다리며 맡겨진 오늘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과도 같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많은 것을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머잖아 봄이 온다는 기대감에 한 겨울을 이겨내고, 좋은 날을 위해 버거운 현실을 참아내며 기다립니다. 내일이 불투명하고 갑갑할지라도 한발 한발 살얼음판을 걷듯이 인내하며 소망을 잇대어 가기도 합니다.

어린아이가 마트에 간 엄마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사는 것이 인생사라면 어떨는지요.

기다림이 없는 삶은 무기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다림이나 기대감이 없는 것은 살아있어도 실상은 죽은 것이고, 겉치레적인 모습은 있으나 마음 중심의 실체가 없는 것과도 같습니다. 지금의 시련과 고통이 길다고 해도 그 자체가 삶 전체의 좌절을 가져 다 주지는 않습니다. 감정에 치우치다보니 처절하게 느껴지고 살아갈 소망이 없다고 체념하게 되지만, 인생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한 평생 행복하게만 살아갈 수 없듯이 고난의 시간도 지나게 되고 계절의 순환처럼 좋은 날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이라며 눈물로 범벅이 된 날들을 보냈을지라도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살아낼 만한 것들이고 또한 가치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인생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만큼 슬픔도 기쁨도 결국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되는 것이요.

어렵다는 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살기 어렵다고 남을 비방하고 탓하며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푸념이 들여옵니다. 한 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자칫 남아 있던 희망마저 송두리째 떠나보내고 마는 것은 아닐까하는 기우심이 들기도 합니다.

모든 것은 한때이고 한 순간입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만한 힘이 아직은 남아 있습니다. 저력과 끈기로 한 세상을 살아온 우리인 만큼 인내의 뿌리가 건재하고 있습니다.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현실에 충실 하는 것이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차 맞이할 좋은 날들을 기다리며, 오늘 새로운 마음으로 한 알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결국 어떤 자세로 인생을 살아가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 한 번의 결정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뒤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떤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게 되고 어떠한 마음자세로 임하느냐에 따라 흑과 백이 가려지게도 됩니다. 그래서 일이 잘 풀리고 안 풀리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는 것은 아닐는지요.

씨앗을 땅에 심고 좋은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는 물을 주고 거름을 주어 잘 가꾸려는 노력과 수고가 따라야 하듯이, 기다릴 줄 알고 꿈과 비전을 잘 가꾸고 성장시키려는 열정과 노력이 있어야만 합니다. 설령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사라해도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고 하루하루를 살아낼 때 그 인생은 보람이 있습니다.

한 해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또 다른 한해를 맞이하는 새해의 문고리 앞에 서 있습니다. 다소곳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기다리며 새로운 한 해를 열어가고 싶습니다. 누구나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 곡 하나를 옮겨봅니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

흐린 날도 날이 새면 해가 뜨지 않터냐

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 밑천인데

째째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쫙 펴라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김문응 작사 길옥윤 작곡 ‘사노라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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