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소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나남여성의원장
남소자 가정의학과 전문의, 나남여성의원장

[서울복지신문] 늙어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징후로 나타나게 된다. 기력이 떨어지고, 행동이 둔해지고, 말이 어눌해지고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얼굴에 노화의 현상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늙었다고 깨달았을 때 우선적으로 신경을 쓰는 것이 얼굴이다.

조금이라도 젊게 보이고 싶고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이것저것 바르고 문지르면서 안간힘을 쓴다. 심지어 주름살을 없애는 수술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얼굴보다 더 중요한 뇌에는 무관심한 것이 또한 우리들이다. 뇌의 퇴화를 막기 위한 노력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향마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는, 뇌의 퇴화를 막기 위해서 신경을 쓰고 가꾸어주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뇌를 젊게 하는 성분으로는 단백질을 꼽을 수 있다. 단백질은 뇌내 호르몬을 만드는 원료가 되기 때문이다.

단백질에서 분해된 아미노산이 그 구성 물질이지만 한꺼번에 단백질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아미노산이 많이 축적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며칠에 한 번씩 갈비를 왕창 먹기보다는 매일 두부를 한 모씩 꾸준히 먹는 것이 더 낫다. 끼니마다 된장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방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므로 지방이 없으면 사람이 멍청해진다. 그래서 어떤 이는 나이 들어도 삼겹살을 자주 먹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러다가는 동맥경화나 심장병에 노출될 위험성이 있다.

육류에서 나오는 지방보다 생선 기름이 더 낫고, 생선도 비싼 생선을 먹을 필요는 없다. 익히 알려진 대로 고등어에는 DHA와 EPA 등과 같은 오메가3지방산이란 기름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는 뇌를 활성화시키고 심장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호두나 들깨 등에 들어 있는 기름 역시 뇌를 젊게 한다. 땅콩이나 호두, 잣 등을 간식으로 먹거나 참기름을 한 숟가락씩 먹어도 좋다.

참깨의 영양성분 중에는 뇌를 비롯한 전신세포의 주재료인 지질이 45∼55퍼센트 정도 함유되어 있다. 뇌신경세포의 주성분인 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 있어 최고의 영양식품으로 꼽힌다. ‘동의보감’에는 참깨를 오래 먹으면 몸이 가뿐해지고 오장이 윤택해지면서 머리가 좋아진다고 나와 있다.

또한 닭고기에는 뇌세포를 만드는 단백질이 쇠고기보다 훨씬 많이 들어 있어 어린이의 건뇌보양제로 좋다. 육질이 연해 아이들이 먹기에 용이한데 어린 아이에게는 영계가 좋다.

요오드가 부족하면 두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 미역에는 요오드가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두뇌발달에 깊숙이 관여하는데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또 미역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머리를 맑게 해주고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다. 그리고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는 건뇌성분인 칼슘과 비타민 A와 B군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움직이는 데는 칼슘도 필요하다. 단백질이나 지방을 충분히 섭취해도 칼슘이 부족하면 뇌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니 멸치나 다시마, 발효유 같은 것들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우유도 좋지만 마그네슘을 일정 비율로 먹지 않으면 칼슘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기억하자. 우유 한 병을 먹으면 칼슘 섭취가 끝났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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