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연임하게 된 김현훈 회장
14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직을 연임하게 된 김현훈 회장

[서울복지신문=김수정 기자] 미래학자 소니아 에리슨은 “의학기술과 과학의 눈부신 발전은 2050년 인간 수명을 150세까지 연장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150세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삶을 영위하고자 하는 고민은 모두에게 큰 화두가 됐다.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 사회복지의 패러다임은 어떤 형태로 변화해 나갈 것인가. 그 변화의 중심에는 김현훈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이 있다. 2022년 올해의 마지막을 열흘 앞둔 20일 오후, 그를 만났다.

90년대 초 일본으로 건너가 사회복지 전반을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우리나라 최초로 재가노인복지서비스의 이상적인 통합모델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출산, 고령화 사회문제를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들여와 통합서비스를 제시한 당시 그의 선견지명은 무려 20년 이상을 앞선 것이었다.

김 회장은 “사람들의 생애 주기별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그에 대한 공부를 중점적으로 많이 했다”며 “노인복지에 대한 중요성이 한창 대두되던 당시, 국내 분위기의 흐름에 맞게 일본에서 가져온 모델을 바탕으로 현재 이사장으로 있는 ‘사회복지법인 행복창조’의 모태인 ‘박애재가노인복지원’을 1997년 개원했다. 당시 데이케어, 나이트케어, 홀리데이케어 등 다양하고 촘촘한 통합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당시 획기적인 통합 서비스로 많은 관심을 받았고 국내 사회복지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높은 평가를 받으며 시작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안타깝게도 그 당시 우리나라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들어서면서 통합 서비스들의 좋은 기능들이 다 분절되고 나눠지게 됐다. 최근 통합 서비스의 중요성이 다시금 대두되며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어쩌면 2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돼왔더라면 지금의 고민 없이 더 좋은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었을 텐데 하는 큰 아쉬움이 있다. 어설픈 제도가 만들어지며 기존의 좋은 제도까지 분산, 붕괴시키는 현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사회복지법인 행복창조’ 이사장으로써 지역중심의 재가노인지원서비스를 활발히 지원하며 그 맥을 명실상부 이어가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은 내년부터 다시 연임하게 된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14대 회장직을 맡은 소감으로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저를 지지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또 어깨가 무겁다”며 “따뜻한 마음으로 복지현장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역량을 결집시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그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인 자립 지원에 관한 질문에는 “큰 틀에서의 장애인 탈시설화 방향은 맞다. 그러나 탈시설화 안 만을 가지고 논의하기에는 굉장히 좁은 개념이다. 장애인들이 지역 내에서 자기다운 생활을 영위해나가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이 가지고 있는 좋은 기능들을 대체할만한 지역 내 서비스가 완성돼야 한다”며 “가정, 공생 그룹홈, 생활시설 등 다양한 형태의 자립 지원을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는 너무 편향된 주장들이 강해 조금 아쉽다”고 답했다.

또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2023년 중점 과제에 대해서는 “사회복지이론·정책·실천 삼박자가 모두 맞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각각 다 분리돼 있는 부분이 아직 많다”며 합목적성의 부재를 거듭 강조했다.

“많은 예산을 쓰는 좋은 정책이 다 만들어져 있어도 국민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합목적성의 부재”라며 “앞으로 2023년에는 이를 중점으로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가 좀 더 연구하고 구체적인 사안들을 제시해 일선 복지 현장에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에는 40년 가까이 존재하지 않았던 협의회지원조례를 직접 만듦으로써 제도와 정책이 현장과 함께 갈 수 있는 ‘합목적성’ 실행의 큰 토대를 닦았다. 2023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사회복지의 철학과 가치를 재점검하고 정책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고 설명을 보탰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15일부터 4일간 일본 북해도사회복지협의회, 일본 의료복지법인 스시마 그룹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의료 복지 대학, 요양원, 보건시설 등 다양한 의료 복지 일선 현장을  둘러봤다.

특히 일본 내 독거노인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아동·장애인·노인시설, 실버요양센터, 목욕탕, 식당, 카페 등 한 공간에 복합 쇼핑몰 단지처럼 조성한 ‘공생센터’를 방문해 노인들이 그 지역에서 삶을 지속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자리 창출, 젊은 인구의 유입과 지역상생으로까지 이어진 긍정적인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김 회장은 “일본은 사회복지 연구 및 서비스들이 점차 다양하게 변화돼 가고 있다”며 “일본이 시사하는 점을 통해 우리나라에 접목시킬 방향에 대해 생각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양국의 복지발전을 위해 협의회 차원에서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두고 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가 2023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복지의 철학과 가치를 재점검하고 정책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가 2023년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복지의 철학과 가치를 재점검하고 정책을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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