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인생무상의 한자는 人 사람 인, 生 날 생, 無 없을 무, 常 항상 상이며, 사람의 삶이란 게 참으로 덧없음을 뜻하며, 인생이 살다보면 허무해질 때도 덧없음이 느껴질 때도 있다. 자신의 꿈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그저 돈만 벌기위해 출, 퇴근을 반복하다보면 더더욱 부질없이 느껴지거나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느낄 수가 있는데 우리의 인생이 끝나기 전에 자신이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이나 하고 싶은 목표를 정해 실천해보는 것이다.

벚꽃이 지는 어느 날 한 80대 노인이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서명하러 왔다”고 했다. 인생 마지막 가는 길에 쓰는 서약서가 있지 않으냐며. 연명 의료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작성하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일컫는 말이다. 찾아온 80대 노인이 의향서를 다 작성하고 난 다음 가족 이야기를 하는데 어찌나 구슬픈지 눈물이 막 쏟아졌다. 열 살 손자가 난치병을 오래 앓다 최근 상태가 더 나빠져 인공호흡기를 끼게 됐는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 가족회의를 열었다. 그 손자의 편안한 삶을 위해 호흡기를 떼기로 결정한 순간 숨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고. 그리고 본인 역시 언젠가 삶의 마지막 시간이 다가오면 손자와 똑같은 모습으로 세상과 이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상담소를 찾았단다. 필자도 작년에 이미 ‘사전 연명의향서’를 신청한 바 있다. 자신과 가족을 위해 모두 필요한 마지막 영면의 필수 절차다. 금년 들어 큰 처남과 두 안사돈들의 투병과 영면, 봉안 당까지 모시면서 더욱 화무십일홍의 참 뜻을 되새기게 된다.

광고인 선배와 동료들을 보면 낮과 밤이 바뀐 생활이 생체리듬의 영향을 준지 몰라도 특히 제작파트 쪽의 선배들이 6~70대들이 많이 소천 했다. 물론 과음, 흡연과 밤새 노름을 즐기던 선배들도 예외는 없었다. ‘80세의 벽,著 와다히테키’에서 벽을 넘어서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20년이 기다린다고 말한다. “80세가 넘으면 건강검진은 받지 않는 편이 좋다” “암은 절제하지 않는 편이 낫다” “먹고 싶은 음식은 먹어도 된다. 술도 마셔도 된다”…. 무슨 이상한 소리냐며 타박이라도 들을 법한 이 주장들은, 놀랍게도 30여 년 동안 노인 정신의학 분야에 종사하며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노인 정신의학 및 임상심리학 전문의의 말이다. 80세의 벽을 슬기롭게 넘어서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20년을 마주할 수 있다”고…

다음과 같은 행동들이 80세의 벽을 높인다고 주장을 한다. △사실은 먹고 싶지만 건강에 해롭다니까 참는다 △몸을 움직이기 힘든데 건강을 위해 무리하여 운동한다 △좋아하는 담배나 술을 건강에 해롭다고 삼간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이 나이에’라며 참는다 △효과를 느끼지 못하면서도 ‘오래 살려는 마음’에 계속 약을 먹는다. 건강하게 오래 살겠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는 이러한 일들이 80세가 넘은 사람이라면 전부 자제할 필요도, 무리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80세를 앞두고 만나는 벽을 ‘의사·약·병원의 벽’ ‘노화의 벽’ ‘치매·인지장애의 벽’ 등으로 구분해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지금까지 만나온 수많은 고령자들 가운데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사람들로부터 배운 것으로, 결국에는 ‘노쇠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때’가 오면 자신에게 남아 있는 기능을 보존하고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남성 9년, 여성 12년. 노인이 질병이나 인지장애로 몸져눕거나 누군가의 돌봄 속에서 살아가는 평균 기간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현실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일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 과도한 강박과 욕심이 스스로를 압박하고 무리한 절제로 이끌어 결과적으로 행복하지도, 건강하지도 못한 삶을 만든다는 것이다. 90세가 되면 100명중 95명은 저 세상으로 가고 5명만 남는다. 최근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이건희 회장 주치의 이종철(전 삼성병원원장)이 의사인생을 마무리한 곳은 창원시 고향보건소장이다. 그는 고향에 돌아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의사가 되겠다는 버킷리스트를 달성한 것이라서 행복했다, 의료복지에 있어서 취약 계층은 완전한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그렇다. 우리 인생이 긴 것 같아도 화무십일홍이요, 인생무상이다. 감사하고 봉사하며 마지막소임을 다해야한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사전연명신청’을 꼭 생전에 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의사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어 좋은 직업입니다. 저는 다시 태어나도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이종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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