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명예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살만하니 떠나는 게 인생이다. 사람이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지만 세상 떠날 때는 가는 순서가 없다. 오 분 후를 모르는 것이 인생사 이다. 이제 친구들과 어울려 즐기고 가보지 못한 곳 여행도하면서 즐겁게 살려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예의치 못했는데 떠나야 할 운명이 오면 갈수 밖에 없어. 친구 벗님이시여! 즐겁게 삽시다. 금방 늙어…친구여 노래 중 “옛일 생각이 날 때마다 잃어버린 정을 찾아 꿈속에서 만날까. 슬픔도 기쁨도 외로움도 함께했지.” 친구노래의 간절한 그리움의 표현이다.

얼마 전 영국의 한 신문사에서 "영국 끝에서 런던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이란 질문을 현상 공모했다. 독자들로부터 비행기, 기차, 도보 등,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들이 나왔다. 과연 1등으로 당선된 답은 무엇이었을까? 의외의 답이1등으로 뽑혔다. 바로 "좋은 친구와 함께 가는 것"이었다. 좋은 친구들과 함께라면 아무리 먼 길이라도 재미있게 갈 수 있으니 지루하지 않다는 의미에서 1등이 됐다. 친구는 영어로 'FRIEND'다. FRIEND 의미는 Free[자유로울 수 있고] Remember[언제나 기억에 남으며Idea[항상 생각할 수 있고] Enjoy[같이 있으면 즐거우며] Need[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고]Depend[힘들 땐 의지할 수 있는 고귀한 존재]라는 의미다.

친구는 없어서는 안 될 인생의 동반자다. 세월이 갈수록 곁에 있는 사람들이 하나 둘 씩 떠난다. 우울증치료의 최고의 약은 매일 1~2명의 친구와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치유된다고 한다. 그만큼 친구와의 허물없는 대화는 삶의 활력소이자 영양분이다. 친구는 네 분류가 있다. 화우(花友) 꽃이 피어 예쁠 때는 찬사를 아끼지 않으나 꽃이 지면 돌아보는 이 없듯 자기 좋을 때만 찾는 꽃과 같은 친구. 칭우(秤友) 저울은 무게에 따라 이쪽저쪽으로 기울 듯 이익이 있나 없나를 따져보며 움직이는 저울 같은 친구. 산우(山友) 산이란 온갖 새와 짐승의 안식처이며 멀거나 가깝거나 늘 그 자리에서 반긴다. 생각만 해도 편안하고 마음 든든한 산과 같은 친구. 지우(地友)땅은 뭇 생명의 싹을 틔워주고 곡식을 길러내며 조건 없이 베푼다. 한결 같은 마음으로 지지해주는 땅과 같은 친구. 과연 우리는 어떤 친구를 옆에 두고 있는가?

조용히 반문해보자. 최근 카카오 단체 방, 카페, 블로그, 페북. 인스타그램으로 잊고 지내왔던 동문, 친구들의 소식을 자주 접한다. 지구촌 저 끝자락에 살던 이민 간 친구로부터 자주 못 봐 소식이 끊겼던 이곳 친구들에 이르기 까지 소통의 창구가 활짝 열리고 동시에 여러 친구가 대화방에서 수다를 떤다.

나이 들면서 더욱 친구가 그립고 소중 한 것을 느끼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친구간의 언어의 표현 예절도 매우 소중 하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모임에서 만난 친구에게 옛날 학창시절의 추억 속에 빠져 반가움을 막말과 욕설로 표시하는 몇 명의 친구를 모임에서 종종 보게 된다. 아마도 그 친구는 반가움의 표시를 격의 없이 막말을 토해내는 것이 진정한 친구의 모습인줄 착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리 가깝게 지내는 친구사이라 하더라도 나이에 걸 맞는 대화의 말씨, 품위가 있어야한다.

서로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말투는 당사자들은 물론 주변사람들이 들을 때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서로 존중하고 좋은 품격의 말씨를 사용해야한다. 사람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고 말대로 된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 남남과는 조심하면서 부부끼리, 친구끼리는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행동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양반 가정은 부부끼리 존경어를 사용했다. ‘콜레트’는 가까운 친구 일수록 “우정이라는 기계에 예의라는 정제된 기름을 바르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다”고 예의를 중시했다.

가까울수록 서로 인격을 존중하고 존경해야한다. 그것이 곧 친구간의 존경과 신뢰의 바탕이다. 친구여! 우리 인생은 이렇다네... 60대는 해(年)마다 늙고,70대는 다달(月)이 늙고,80대는 나날(日)이 늙고, 90대는 때(時)마다 늙고, 백세가 되면 분(分)마다 늙는다. 유수불복회(流水不復回)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지금 이순간의 행복을 누려야한다. 친구는 현재의 우리 자신과 과거의 우리 자신을 연결해준다. 

‘난 너를 위해 살지는 않지만 너 덕분에, 너를 통해서 살아.’ 그렇다. 친구는 제2의 자산이다. 최근 코로나가 끝나고 해외 친구들이 일시 귀국해 오랜만에 해후를 맞고 있다. 얼마나 서로를 존경하고 믿느냐에 따라 우정도 영원하고 깊어지는 것이다. “친구란 언제나 사랑해주는 사람이고 형제란 어려울 때 도우려고 태어난 사람이다.”(잠언 17장 1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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