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현맹인전통예술단이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여민락’연주를 하는 모습

[서울복지신문=우미자 기자] 사회복지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는 문화재청과 시각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을 다방면으로 도모해 왔다.

“맹인 악사는 앞을 볼 수 없어도 소리를 살필 수 있기에,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세종실록 54권, 13년에 기록된 세종대왕의 전언이다. 관현맹인이란 세종대왕이 소리를 잘 다스리는 맹인 악사들에게 관직과 녹봉을 수여하며 지원한 애민정신이 반영된 조선시대의 제도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이러한 관현맹인 제도를 계승해 2011년 국가문화재현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협력하여 사회복지법인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에서 재현돼 현재까지 매년 100회가량의 국내외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 문화본부에서 후원한 ‘2023 국악미디어컨텐츠 제작사업’ 프로젝트 ‘여민락(與民樂)’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혼과 장애예술가의 우수성을 알리는 시간으로 단원들의 열의를 담으며 성황리에 마쳤다.

여민락은 세종대왕이 직접 만든 정악곡으로, 정악은 국악 가운데 넓은 의미에서 아악(雅樂, 의식 따위에 정식으로 쓰던 음악)을 이르며 민간에 전승되어 온 우아하고 고상한 순정 음악을 뜻한다. 세종대왕은 “백성과 더불어 즐긴다”는 의미로, 여민락을 작곡해 민중을 사랑하는 마음을 깊이 새겼으며 궁중음악의 기틀을 구축했다. 이같이 세종대왕의 숭고한 정신을 이어받고자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은 지난해 11월 28일 경복궁 특별기획공연을 펼쳤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경복궁관리소의 협조로 이뤄진 경복궁 수정전과 근정전 촬영은 언택트(Untact, 비대면)에 온라인을 통한 외부와의 연결(On)을 더한 개념의‘온택트(Ontact)’ 즉 집에서도 쉽게 문화예술을 누릴 수 있는 온라인 공연으로 진행했다.

이날 공연은 오색찬란한 단청과 고즈넉한 기와가 있는 고궁을 배경 삼아 국악관현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어우러져 세종대왕의 숨결을 표현한 무대였으며 영상은‘서울시 문화본부’와‘관현맹인전통예술단’유튜브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 2021년 경복궁관리소와 업무협약 체결 후 관현맹인전통예술단의 공연과 영상 촬영, 경복궁 프로그램 운영 및 콘텐츠 개발을 매년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인 경복궁 관람의 접근성을 높이고 시각장애인의 문화향유기회를 확대했으며 “음악을 연주하는 데 장애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를 보여주는 본보기로 보인다.

관현맹인전통예술단 관계자는“세종대왕이 만든 관현맹인 제도와 세종대왕이 작곡한 여민락은 단원들에게 특별하다”며 “여민락 공연을 통해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기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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