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균화/ 주필, 회장, 교수
정균화/ 주필, 회장, 교수

[서울복지신문] ‘난 발레리나가 될 거야!" 발레리나로 꿈을 키워왔지만 170센티미터에 달하는 큰 키가 문제였다. 발레리나는 신체적인 조건으로 이룰 수 없는 꿈이 되었지만 이젠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 녀의 욕망은 멈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짐을 꾸려 영국으로 건너갔다. 연극과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걸어갈 즈음 우연히 브로드웨이 연극〈지지〉에 캐스팅이 되었다. 이 작품을 계기로 영화〈로마의 휴일〉에 출연할 수 있었다.

“오드리 헵번”(1929~1993)의 사실상 데뷔작으로 일약 ’은막의 여왕‘이 된 영화다. 공주역을 맡았던’오드리 헵번‘과 신문기자역의 ’그레고리 팩‘은 외모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 작품으로 '헵번’스타일이라는 솟커트 헤어스타일을 유행시키기도 했다. 이 영화는 영국 왕실의 유명한 로맨스인 마가렛 공주와 ‘타운젠드’대령의 비련이 이슈가 되고 있을 때 공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소원의 벽’에서의 장면은 지금도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으로 꼽힌다. 이 작품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그녀는 제7회 영국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제26회 미국아카데미와 제19회 뉴욕 비평가 협회 상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스타덤에 올랐다. 세월이 흘러 ‘햅번’은 유니세프를 찾아갔다.

유니세프가 그녀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그녀가 먼저 유니세프에 손을 내민 것이다. "저게 뭐지요?" 1992년 소말리아를 방문했을 때 마을 공터 구석에 놓여 있는 수많은 자루꾸러미를 보았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원주민에게 웃으며 물었을 때 그녀는 귀를 의심할 만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건 다름 아닌 아이들의 시체였다. "오마이 갓" 오드리헵번은 그때 강한 충격을 받았다.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그리고 언론을 향해 소말리아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구호의 손길을 달라고 호소했다. 그녀는 아랫배에 강한 통증을 느낄 때마다 진통제를 맞으며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 그리고 그해 11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헵번은 은퇴 후 오랫동안 살았던 스위스의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기족들에게 그녀가 좋아하던 시를 유언처럼 읽었다.

"아름다운입술을 가지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런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에게서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너의 음식을 배고픈 사람과 나누어라.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번 어린이가 손가락으로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이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너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사람들은 상처로부터 복구되어야 하며 낡은 것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고 병으로부터 회복되어져야하고 무지함으로부터 교화되어야 하며 고통으로부터 구원받고 또 구원받아야 한다. 결코 누구도 버려서는 안 된다. 기억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너의 팔 끝에 있는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개라는 걸 발견하게 된다. 한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1993년 1월 20일, 그녀는 눈을 감았다. 향년 63세였다. 조문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이렇게 말했다. "하늘이 가장 아름다운 새 천사를 갖게 됐다" ‘티파니’보석가게는 일간지에 광고를 싣고 전 세계의 매장에 다음과 같은 글을 붙였다.

"오드리 헵번. 1929 ~ 1993. 우리의 영원한 친구. 티파니사." 유엔과 민간단체 '세계평화를 향한 비전'은 장기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인류애를 실천한 그녀를 기리기 위해 2004년 2월에 '오드리 헵번 평화상'을 제정했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하루를 그냥 살아서는 안 됩니다.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들은 대부분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감사하지 않고 표면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저는 깨달았습니다."

오드리 헵번은 은막의 스타였을 때도 유독 빛나는 별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생각대로 남을 돕는 손이 되었을 때 더욱 커다란 별이 되어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았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돌아 가보라. 당신이 더 어렸을 때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것들을 찾아보라. 우리 모두는 다 큰 아이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돌아가서 자신이 사랑했던 것과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을 찾아봐야 한다.”<오드리 햅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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