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미래를 밝고 긍정적이며 진취적으로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정과 유아교육기관, 학교 모두의 총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어버이날 어르신복지 기여자상을 받고 큰딸 성은(왼쪽)과 포즈를 취했다)
▲아이가 미래를 밝고 긍정적이며 진취적으로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정과 유아교육기관, 학교 모두의 총체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어버이날 어르신복지 기여자상을 받고 큰딸 성은(왼쪽)과 포즈를 취했다)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대부분 머리가 좋은 편이고, 특히 ‘창의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챙길 줄 아는 덕분에, 제도나 관습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는 소리를 들으며, 주변에 그 매력에 이끌리는 이들을 다수 거느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필자의 원에 다니는 5세 남아의 경우다. 활동적이고 움직이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지만 자기애가 강한 아이다. 친구가 자기의 물건을 만지거나, 피해를 보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데 그 정도가 보통 아이들의 반응보다 더 격렬하다. 또래들과 놀 때도 본인이 정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친구가 안 논다고 하면 상처를 받고 삐지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또 어울려 놀기도 한다.

아이 성격이 활발해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쉽게 말을 걸고 금방 같이 놀기도 한다. 다만, 자신을 공격하는 행동이나 말을 하면 참지 못하고 공격을 하거나 화를 낸다. 그리고 참견이 심하다. 교실의 여기저기 영역을 다니면서 다 참견하면서 때로는 자기만의 구역을 만들기도 한다. 다른 친구들이 그 구역을 맘대로 들어오거나 망가트리면 엄청나게 화를 내기도 한다.

아울러 관심 받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인사도 잘하는데, 그러면 교사나 어른들이 좋아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 한다. 그리고 정리하는 거나 친구들을 도와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것이 본인이 희생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므로 본인이 더 빛나 보인다는 것을 아는 것 같다. 또, 무슨 일이든지 1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포기도 너무 쉽게 하는 것이다. 본인이 못하는 것에는 아예 손을 놔 버린다.

인간의 본성은 자신이 인정받지 못하고 부당한 취급을 당하게 되면 반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기제가 튀어나오게 되어있다. 이 자기 방어적 본능은 바로 “내가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생각과 분노심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분노심’은 곧바로 ‘복수심’으로 연결되는데 “내가 더 특별한 사람이 되어 반드시 그들에게 복수하겠다.”는 강렬한 생각에 집착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면 훌륭한 사람이나 멋진 사람이 되고 싶은 강렬한 소망은 자신의 부족한 현재의 모습을 무조건적으로 부정하거나 다른 사람이나 환경의 탓으로 돌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은 실제보다 과장하여 타인에게 인정을 받도록 과시하게 된다.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을 실제보다 과장해 타인에게 인정 받도록 과시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1일 미성어린이집 원아 140명이 3층 학습장에서 '나눔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모습을 실제보다 과장해 타인에게 인정 받도록 과시하는 경우가 있다. (지난 1일 미성어린이집 원아 140명이 3층 학습장에서 '나눔 교육'을 받고 있는 모습)

실제로 뉴스를 통해서 보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까운 청소년들만 보아도 어린 시절부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가장 우선이라는 교육을 받아왔다. ‘네가 생각한 것과 결정한 것이 답’이라는 것이며 이는 진취적으로 미래를 열어가고 자신감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같지만 역설적으로 자기애가 강하고 옳고 그름이나 죄책감의 결여를 불러와 반사회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을 야기하고 있다.

또 보여지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는 자신을 지키고 ‘잘 보이기 위해서’ 스스로 뻔뻔해지는 경우가 많다. 미래에 대해 삐뚤어지고 왜곡된, 나약한 시각을 가진 청소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류 명문대학에 들어가서 사람들 위에 군림하기 위한 것이 목표인 아이들은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뻔뻔함을 타고났다 해도 유년시절에 형제들 틈바구니에서 경쟁과 양보, 배려를 배워 사회성을 길렀다면 나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외동이 많고 기죽이지 않으려는 부모들의 교육방침이 강한 요즈음 아이들은 사회성이 떨어지고 자기애가 강한 성격으로 자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경제적 결핍 안에서도 풍요로운 내면을 가질 수 있고, 옳고 그름의 도덕적인 기반 안에서 자아상과 세계관을 다져가며 미래를 밝고 긍정적이며 진취적으로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서는 가정(부모)과 유아교육기관, 학교 모두의 총체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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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연희 사회복지학 박사로 은평구 미성어린이집 대표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본지 수석편집위원이며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아동학과 출강 중이다. 저서 <나는 훌륭한 리더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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